유가 반영한 증시 하락시 저가매수전략 바람직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제유가의 추가 하락시 증시에 대해 악재로 작용할지 여부에 대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 하락의 원인은 유로 존 재정 우려와 미국 경제지표 부진이 맞물린 탓이다.
그러나 단지 펀더멘탈 약화에만 기인한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기술적으로도 국제유가는 가격 부담이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는 미국 경제지표 부진 및 9개월 만에 하락 전환을 고려한다면 추가 하락할 수 있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하락 흐름을 나타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된다. 과거 국제유가의 급락 및 하락 추세는 경기 호황의 종료, 또는 9.11테러 같은 심각한 이벤트나 쇼크가 있을 때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분간 WTI는 90달러 대에서 방향성을 탐색한 후 재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미국 경기 둔화 시그널이 강하지 않다
근래 미국 경제지표 부진의 원인은 두 가지로 보인다, 상당 기간 양호한 흐름 이후 나타나는 통상 사이클 상의 흐름과 유가 급등이 일정 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 된다.
두 가지 요인은 미국 경제지표 부진의 장기화를 담보할 수 없다. 특히 두 번째 요인을 고려 시 국제유가가 재차 하락한다면 오히려 경제지표는 회복의 기회를 지닐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판단된다..
또한 국제유가 하락이 미국 경기 둔화 만을 반영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미국 경제지표 부진 현상은 지난 3월 초부터 시작했지만 국제유가는 두 달이 지나서야 반응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 지표가 부진하더라도 유가가 계속 하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또한 미국 경제지표 부진이 강한 경기 둔화 시그널을 표출하고 있다고 생각되지 않으며 지금이 호황의 막바지 시기라고 보기에는 크게 무리가 있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미국 경제지표가 전반적으로 예상을 하회함에도 소비심리 지표들은 예상을 상회했다는 점이다. 국제유가 상승이 생활에 제약을 주고 일정 부분 경제지표 부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지만 소비 심리에 준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았던 것이다.
이는 미국 연준도 밝혔듯,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일시적일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런 측면에서 유가 급락 시 수요의 재회복이 기대된다.
지난해 유로존 재정 우려 부각과 미국 더블딥 우려가 일시적으로 나타날 당시 국제유가는 하락했지만 상승 추세를 이탈하지 않았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 경험적으로 국제유가 지속적 상승 이후 급락을 나타내지 않았다
국제유가가 크게 상승했기에 재차 큰 폭 하락할 것이라는 판단은 그럴 듯하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장기적으로 국제유가도 증시나 GDP처럼 경기 호조를 반영하며 우상향의 흐름을 나타냈다.
지난 4월까지 8개월 간의 국제유가 상승 이유는 큰 그림에서 경기 회복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과거 국제유가의 급락 및 하락 추세는 경기 호황의 종료, 9.11테러 같은 심각한 이벤트 쇼크가 있을 때 발생했다. 지금은 그런 시점이 아니다.
Data 또한 이를 입증하고 있다. 1990년 이후 WTI가 월 DATA 기준으로 조정 없이 40% 이상 급등했던 경우는 총 6번이다. 이 같이 지속적 상승을 동반한 급등 이후 하락 폭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오히려 1990년 이라크 전쟁 당시를 제외한 5번의 Case만 보면 1개월간 하락 했지만 3, 6개월은 급등, 마지막 달보다 더 상승했다. 정리하면 현재 상황이 최소한 1990년 상황에 비견되기는 힘들다는 점에서 WTI의 급락 가능성은 크지 않다.
◆ 하반기 중국 비롯한 신흥국의 긴축 강도는 약화될 것
현재 시점만 놓고 보면 중국 등 신흥국이 강한 긴축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하반기 이후 긴축 강도는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수요 기대가 재부각될 수 있다.
신흥국은 몇 차례 금리 인상에 따른 긴축 효과 발현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2분기를 고점으로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처럼 국제유가와 곡물가격이 크게 하락해 준다면 그와 같은 기대감은 더 크고 빠르게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는 선진국만 보지 않을 것이다.
◆ 만약 미국 경기 둔화 시 조기 긴축 가능성은 더 낮아진다
미국 경제 지표는 쉴 만한 타이밍이었고 유가 급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경제지표 부진의 정도가 크지 않은 만큼 자연스러운 연착륙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경제지표가 부진이 지속되며 경기 둔화 우려가 심각해질 수도 있다. 해당 상황의 발생 시 국제유가는 물론 증시도 크게 타격을 받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처럼 미국 경기 둔화가 재차 심각해 질 경우 양면을 볼 필요가 있다. 경기 둔화가 심각해질수록 미국 연준의 조기 긴축 가능성은 더욱 낮아지고 달러 유동성에 대한 기대감은 재 확신으로 바뀔 것이다.
즉 QE3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에 대한 기대감이 발생할 것이고 강 달러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국제유가 및 증시 하락은 제한될 수 있어 보인다.
◆ 유가는 계절적으로 여름에 상승한다
계절성 또한 국제유가가 계속 급락하기 어렵다고 보는 근거이다. 국제유가는 보통 드라이빙 시즌 도래와 태풍 등 기상 환경의 영향으로 6~9월 동안 오르는 경향을 나타낸다. 실제로 WTI는 1990년 이후 6~9월 사이 매달 평균적으로 2% 이상 상승했다.
종합해 보면, 유가는 계속 하락하기보다 단기적으로 방향성을 고민한 이후에 재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최근 국제유가의 흐름은 국제유가의 급락 위험의 부각보다는 그간 의 급등 위험이 완화된 관점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유가는 어디까지 하락할 수 있을까? 이미 큰 폭의 조정을 나타낸 상황이지만 추가 하락 가능성을 고려 시 대략 그 수준은 WTI 기준으로 92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올해 초 유가가 오를 때 WTI가 105달러를 넘으며 상승 폭이 둔화된 이후 증시에 악재로 반영되지 않은 것처럼 이번에도 대략 95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하락 폭이 둔화되며 증시에 주는 부정적 영향 역시 크게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WTI의 저점을 대략 92달러 수준으로 예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앞서 언급한 과거 지속 상승을 동반한 급등 사례들을 정리해 보면, 급등 이후 2개월 동안 마지막 달 수치대비 저점의 평균 수준은 약 -16.6%로 나타난다. 이를 현 시점에 적용해 볼 경우 약 95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렇지만 현재 상황은 과거보다 상승 기간이 길었고 투기적 순매수 포지션이 높았다는 점에서 95달러 이하의 좀 더 보수적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2) 최근 WTI의 실질 급등 시점은 대략 90달러 대 초반
WTI가 4월까지 8개월간 쉬지 않고 오르긴 했지만 실질적으로 단기 급등한 시기는 북 아프리카 시위가 본격화된 2월이었다. 올해 초 92달러 부근에서 3차례의 저항이 있었지만 시위로 인해 저항이 뚫린 뒤 약 2개월 간 114달러 수준까지 단기 급등했다. 따라서 급등 이후 조정 측면에서 보면, 펀더멘탈보다 빠르게 오르기 시작한 92달러 부근은 재 하락을 고민케 하는 지점이 될 것이다.
(3) 2009년 이후 WTI의 저점으로 형성된 지지대는 현재 92달러 수준
2009년 이후 WTI는 여러 재료들을 반영하며 등락을 거듭했지만 비교적 뚜렷한 상승 흐름을 보였고 추세선 역시 높은 설명력을 가진다. 그리고 저점을 연결한 지지대와 고점을 연결한 저항대 역시 추세선의 기울기와 흡사하게 형성됐다. 추세선을 중심으로 등락이 비교적 규칙적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009년 이후 추이를 감안해 볼 때, 이번 지지 수준은 대략 92달러 수준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추가적인 WTI 하락 폭을 대략 5% 내외라고 예상할 때, 증시 역시 국제유가 하락을 악재로 반영하는 시간은 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재 상승을 염두에 둔다면 더욱 그렇다.
또한 유가 하락으로 인해 중장기적으로 기업 비용 감소 효과를 누리게 되고 실적 컨센서스에 대한 신뢰는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과거 국제유가의 지속적 상승을 동반한 급등 이후 하락 시 업종 등락률에서도 뚜렷한 특징을 찾지 못했다. 국제유가 하락의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업종인 운수창고 업종이 강세를 보였거나, 국제유가 하락의 피해를 입을 수 있는 화학 업종이 계속 약세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유가가 급등한 이후 급락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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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 화학 및 운수창고를 담당하는 애널리스트 역시 이번 유가 하락에 따른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즉, 일정 부분 유가 하락이 단기적으로 업황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정유주에 대한 긍정적 시각과 운송주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은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국제유가는 증시의 키 factor로 지속적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국제유가에 따른 전략 역시 짧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
앞서 대략 WTI의 저점을 92달러로 예상한 만큼 KOSPI가 이를 악재로 해석하고 반영할 수 있는 지수대는 대략 2,050p로 예상한다. 그러므로 유가를 반영한 증시 하락 시에는 추격 매도보다 저가 매수 전략이 더 바람직하다.
송상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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