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배 이야기] 배도 ‘저항’이 싫어요

시계아이콘02분 31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파도·공기, 배의 항해를 가로막는 힘
최적 설계·특수 페인트 등으로 최저화


[배 이야기] 배도 ‘저항’이 싫어요 조파저항을 줄이기 위해 수면 아래 선수 하단면을 둥근 모앙으로 제작한 ‘구상선수’(사진=김범준 STX조선해양 홍보실 주임)
AD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자전거나 자동차를 타고 달릴 때, 항공기를 타고 하늘을 날을 때에는 공기의 저항을 받게 된다.


공기의 저항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자동차는 고속으로 달릴수록 지면에 가라앉아 전복 사고를 예방할 수 있으며, 항공기는 적은 연료로 비행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원칙적으로 저항은 기계의 성능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선박도 마찬가지다. 공기보다 더 저항력이 강한 물 위를 떠다니는 선박은 당연히 다양한 저항을 받게 마련이다.


배가 달릴 때 발생하는 저항에는 ▲선수로부터 파도를 일으키는 ‘조파저항(wave making resistance)’ ▲선미의 방향타와 프로펠러(또는 스크류) 등에서 일어나는 소용돌이 저항인 ‘와류저항(eddy making resistance)’ ▲선체표면과 흐르는 물 사이 마찰에 의한 ‘마찰저항’ 또는 ‘점성저항(frictional resistance)’ ▲수면상부의 선체부위와 공기의 마찰로 인한 ‘공기저항(aerodynamic resistance)’ 등이 있다.


이중 저속선박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조파저항으로서, 선박 설계시 조파저항이 적은 선체를 설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선박이 파도가 없는 잔잔한 물에서 전진을 하면 파(Wave)가 발생한다. 전진하는 선박이 다른 물질을 움직이게 했다는 것은 에너지를 소모했다는 것을 뜻하고, 이는 곧 저항이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저항이 바로 조파저항이다. 말 그대로 파도를 생성시켜 발생하는 저항인 것이다.


바닥이 넓은 바가지와 표면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매우 날카로운 칼로 물을 내리쳤을 때, 당연히 바가지를 물에 잡기도록 하는 것이 더 많은 물결이 생기고 힘도 더 많이 든다. 이렇게 가하는 힘을 막는 힘을 조파저항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조파저항은 두 가지로 구분되는데, 선박의 선수부에서 물을 가르면서 발생하는 파를 ‘발산파(divergent wave)’라 하고 이를 뒤따르면 발산파와 수직되게 발생하는 파를 ‘가로파(또는 횡파, Transverse wave)’가 그것이다. 선미파는 선수파에 비해 작기 때문에 선미의 조파저항은 매우 작다.


[배 이야기] 배도 ‘저항’이 싫어요 테크로스의 밸러스트 수 처리 장치가 장착된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조파저항은 저속에서는 작지만 고속이 되면 커져서 전체 저항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속도의 증가에 따라 일률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파정 및 파저의 기복에 따라 다르다. 따라서 조파저항은 선형과 속도에 따라 차이가 크므로 계산으로 구하기가 불가능하며 일반적으로 수조시험을 통한 실험치를 이용한다. 저항을 구하려는 선박의 축소모형을 만들어 대응속도로 끌어당겼을 때 끌어당기는 힘을 측정하면 모형선의 저항을 구할 수 있다.


최근에 신조되는 거의 모든 선박들은 조파저항을 감소시키기 위해 선수부분을 ‘구상선수(Bulbous bow)’ 형태를 많이 채용한다. 구상선수는 수면 아래 선수 하단부가 둥근 공처럼 부풀어 오른 형태로, 고속의 대형 선박에 사용되면 조파저항을 줄이는 효과가 있으며 속도가 비교적 빠르지 않고 폭이 넓은 거대 유조선 형태의 선박에 적용되면 선수 부근의 형상저항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저속에서는 구에 의한 마찰저항과 형상저항이 증가되기도 한다. 선수 선저부에 파랑에 의한 충격이 크므로 이에 견딜 수 있는 견고한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


또한 선체를 따라 흐르는 발산파를 잡기 위해 선수미선에 대해 19.5˚의 각을 이룬 형태를 취한다.


수중에서 선체가 진행할 때에는 선체와 물 분자와의 부착력에 의해 선체에 접근해 있는 물 분자와 떨어져 있는 물분자간에는 속도의 차이가 생기고 선미에 이르게 되면 멀리 떨어져 있는 물분자가 와동을 하게 된다. 이 저항을 ‘와류저항’이라고 한다.


와류저항은 물체의 형상에 따라 변화하며 같은 물체일지라도 흐름에 대한 자세에 따라 바뀌므로 ‘형상저항’이라고도 부른다. 와류저항을 감소시키려면 부유체의 전면을 가능하면 유선과 적은 각을 이루도록 하고 배면은 유선이 떨어져 나가지 못하도록 형상을 좁혀 나가야 한다. 즉, 4각형 보다는 구형을, 구형보다는 타원형, 타원형보다는 유선형으로 하면 와류저항은 현저히 감소된다.


[배 이야기] 배도 ‘저항’이 싫어요 삼성중공업이 처이나시핑에 인도한 현존 최대 크기의 1만4100TEU급 컨테이너선 ‘CCL스타호’


‘마찰저항’은 선체가 수중을 진행할 때 선체와 물이 접해 있는 모든 면에 물의 부착력이 작용해 선박의 진행을 방해하는 힘을 말한다. 항해하는 선박 근처의 물을 살펴보면 선체 표면과 접하고 있는 물은 선박과 함께 움직이며, 그보다 조금 떨어져 있는 곳의 물은 선체 표면 근처의 물보다는 움직임이 작다. 또한 선박과 아주 떨어진 곳의 물은 선박의 움직임과는 상관없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이러한 현상은 물이 가지고 있는 점성에 기인한 것으로, 선박의 움직임과 함께하는 물과 전혀 움직이지 않는 물의 경계를 경계층이라고 부른다. 경계층 내의 물은 선박의 움직임에 따라 운동하며, 그 운동 에너지는 물체의 움직임에 따라 발생하는 마찰력과 동일한 개념이기 때문에 이러한 선박저항 요소를 마찰저항이라 한다. 마찰저항은 저속선의 경우 전체저항의 70~80% 정도에 이르며, 고속선에서도 40~50%를 차지할 정도다.


따라서 마찰저항을 감소시키기 위해 물과 접촉하는 면적을 줄이고, 선체의 청결을 유지해줘야 하며, 최근에는 저항을 줄여주는 특수 페인트를 많이 사용한다.


항행 중 선박의 수면 윗부분은 공기의 저항을 받는다. 공기저항은 수면상의 선체가 공기의 흐름에 의하여 받는 저항을 말한다. 공기의 밀도는 물의 밀도의 800분의 1 정도 이므로 공기저항은 수 저항에 비해 대단히 작고 무풍상태에서는 수저항의 1~3%에 지나지 않는다. 공기저항의 크기는 선박에 대한 상대풍속과 상대풍향에 따라 크게 변한다.


[배 이야기] 배도 ‘저항’이 싫어요 미국 조선·해양 전문지 ‘마린로그’에 올해 최우수 선박으로 선정된 독일 CP오펜의 1만4000 TEU 컨테이너선 ‘MSC 사보나’호 명명식.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했다.


공기저항의 감소를 위해 선박 엔지니어는 수면 상부 구조물을 직각형태에서 원형으로 하고, 또 구조물 중간에 빈 공간을 만들어 공기의 저항을 줄이고 있다.
<자료: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성동조선해양·한진중공업·한국해양대학교>




채명석 기자 oricm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