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 첫 방문지는 헤이룽장(黑龍江)성 무단장(牧丹江)에서 징보후(鏡泊湖.경박호)다.
이곳은 화산폭발로 이뤄진 풍광이 뛰어난 호수로 김일성 주석의 항일운동과 관련이 있어 김 위원장이 지난해 8월 귀국길에 무단장을 찾았을 때에도 방문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무단장은 조선과 중국의 공산당이 항일 공동투쟁을 위해 결성한 무장투쟁 세력인 동북항일연군이 1930년대 활동했던 주무대다.
김 위원장의 선친인 김일성 주석을 비롯해 최현, 서철, 오백룡, 임춘추, 안길, 최용건, 김책 등 북한 정권 수립의 주역들이 모두 동북항일연군 1로군 소속이었다. 헤이룽장 조선민족출판사는 1997년 무단장에서 김 주석의 활동을 소개한 137쪽 짜리 '김일성의 목단강 시절'이라는 책 2천부를 한정 발행하기도 했다.
또 1945년 일제 패망 후 소련에 있던 김 주석 일행이 육로로 귀국길에 올랐을 때 일본 관동군 패잔병들이 무단장 인근 라오헤이(老黑)산 터널을 폭파해 길이 막혀 결국 블라디보스토크발 원산행 배편으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쑹화강(松花江)의 가장 큰 지류인 무단(牧丹)강이 시가지를 가로지르는 무단장은 1945년 8월 소련이 점령했다가 이후 중국 공산당군 아래로 넘어갔다. 현재 헤이룽장성의 3대 도시이자 성 동부 지역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으며, 러시아와의 국경 무역이 성행하고 있다.
김정일 방중기간에는 하얼빈(哈爾濱)과 무단장을 잇는 고속도로에 중국 공안들이 대거 대기하고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공안이 이 도로에 배치된 것은 김정일 위원장 일행이 열차가 아닌 버스나 승용차 등 육상 교통수단으로 하얼빈으로 이동할 경우, 도로 통제를 실시하기 위한 것 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이 열차로 무단장에서 하얼빈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예상이 유력시되고 있으나 구체적인 이동시기나 방법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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