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작년 8월에 이어 9개월만에 방중한 목적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북전문가들은 21일 "전문가들은 또 김 위원장이 식량난 돌파를 위해 중국에 지원을 요청하거나 6자회담 등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협의를 하려고 전격 방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고려대 북한학과 유호열 교수는 "북중간 경제협력 및 6자회담 재개, 앞으로 남북대화 및 남북정상회담과 관련된 북한의 입장을 중국에 전달하고 중국의 생각을 듣기 위해 또다시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교수는 또 "함경도 지역을 현지지도 하다가 중국 투먼으로 갔다는 점에서 중국의 나선 특구 투자에 대한 현지시찰의 성격도 있는 것 같다"며 "최근 북한의 식량 사정이 다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도 중국이 아직 대규모 지원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이 북한에 식량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한 목적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중목적이 식량난돌파 등 경제난해소라는 평가가 내려진 것은 수행원도 뒷받침한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인물은 2008년 8월 김정일 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사실상 국정을 대행하고 김정은 후계체제의 후견인으로 분류되는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이다. 그는 김정은 후계체제 안정의 최대 과제인 경제난 해소를 위해 나선 특구개발 등 가속되는 북중간 경제협력의 총책임자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이번 방중에 동참했을 것으로 보인다.
장 부위원장과 함께 북한의 외자 유치를 총괄지휘하는 리수영 합영투자위원장도 이번 방중 수행원 명단에 포함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리 위원장은 1980년 제네바 주재 북한대표부 공사로 부임해 제네바와 처음 인연을 맺었고, 북한의 유엔 가입 이전인 1987년부터 제네바 유엔사무국 주재 상임 대표부 대사를 지냈으며 1998년부터 스위스 대사를 겸임하면서 김정일 위원장의 비자금을 도맡아 관리하다가 2010년 3월 이임했다.
또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김영일 당 국제부장 등 북한에서 중국통으로 분류되는 인사들도 수행단에 대거 합류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양건 부장은 1997년부터 10년 가까이 노동당 국제부장을 맡아 북중간 당 대 당 외교를 책임지다 대남정책을 총괄하고 있고, 김영일 부장은 외무성에서 대아시아 외교업무를 전담하며 부상에까지 오른 뒤 작년 1월 대중국 정상외교를 총괄하는 현직으로 승진했다.
이들은 김 위원장을 수행하면서 북중관계뿐 아니라 남북관계나 6자회담 등 한반도 현안에 대해서도 조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방중 기간 북미관계와 6자회담도 주요 의제가 될 수 있는 만큼 대미외교를 총괄하는 강석주 외교 담당 부총리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수행단에 이름을 올렸을 수도 있다. 이들 외에도 노동당과 군, 내각에서 상당히 많은 인물이 김정은을 수행해 중국을 방문했을 것으로 보인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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