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지난 1분기 가구별 흑자액이 68만2000원으로 1년 새 1.9% 줄었다. 소득과 고용이 늘어 씀씀이가 커졌기 때문인데 그 뒤엔 '고물가'의 그늘이 있다. 통계상 지출은 1년 전보다 4.7% 늘었지만, 물가수준을 고려한 실질소비는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기간 가계소득은 월평균 385만8000원으로 1년 전보다 3.5% 늘었다. 하지만 물가 수준을 고려한 실질소득은 도리어 0.9% 줄었다.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1년 1/4분기 가계동향' 조사결과 월평균 가계소득은 385만8000원으로 1년 새 3.5% 늘었다. 수출이 확대되고 일자리가 늘어 가계소득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가계지출도 월평균 317만6000원까지 확대됐다. 전년동기보다 4.7% 더 많은 돈을 썼다는 얘기다. 소득세와 자동차세, 각종 연금과 이자 부담 등 비소비지출(월평균 73만7000원·6.1%↑) 증가폭이 소비지출(월평균 243만9000원·4.3%↑) 증가폭을 웃돌았다. 소비지출 가운데 교육과 음식·숙박비로 쓴 돈은 줄었지만, 식료품과 보건, 교통 등 다른 품목의 지출은 대부분 늘었다.
하지만 지갑을 연 만큼 실질소비가 늘지는 않았다. 물가가 크게 올라서다. 물가를 고려한 실질소비는 0.7% 증가하는데 그쳤다.
각 가정이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을 뜻하는 처분가능소득(소득-비소비지출)은 월평균 312만1000원으로 1년 새 2.9% 증가했다. 여기서 소비지출을 빼고 계산하는 가계 흑자액은 월평균 68만2000원으로 1년 전보다 1.9% 줄었다. 통계청은 "소비가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물가가 오른 게 더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평균소비성향은 78.2%로 1.1%p 상승했다.
소득별로는 하위 20%를 뜻하는 1분위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이 1년 새 8.8%p 상승했지만, 상위 20%에 해당하는 5분위 가구에서는 0.6%p 하락했다. 소비지출 증가폭은 저소득층에 속하는 1~2분위(6.8~11.2%)가구가 3~5분위(0.6~4.3%) 가구보다 높았다.
박연미 기자 chang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