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최진행(한화)의 방망이는 세다. 홈런 공동선두(9개). 최근에는 진기록도 세웠다. 지난 10일 LG를 상대로 통산 44번째 한 경기 3홈런을 쳤다. 장소는 광활한 잠실구장이었다.
그러나 한대화 감독은 당근이 아닌 채찍을 꺼냈다. 고개를 가로저으며 “무서운 타자가 되려면 멀었다”고 했다. 저평가된 요인은 홈런에 비해 턱없이 낮은 타율. 17일까지 2할6푼2리를 남겼다.
이에 한 감독은 “이대호처럼 좋은 타자가 되려면 홈런 못지않게 타율에 신경을 써야 한다”며 “선호하는 코스의 공이 아니더라도 안타성 타구를 만들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상적인 본보기로 지난 1일 대구 삼성전에서의 장성호(한화)를 손꼽았다. 당시 장성호는 선발 배영수의 몸 쪽 낮은 체인지업을 걷어 올려 시즌 첫 홈런을 터뜨렸다.
한 감독은 “노렸던 코스의 공이 아니었지만 허리가 빠진 상태에서도 손목 힘만으로 담장을 넘겼다”며 “선호하는 공이 아니더라도 재빨리 타격 폼에 변화를 가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최진행에게 요구하는 타구는 장타에 머물지 않았다. 그는 “이대호라고 항상 장타만을 치는 건 아니다”라며 “어려운 볼도 툭 갖다 대 안타로 연결한다. 그래서 무서운 타자”라고 칭찬했다. 이어 “(최진행이) 이대호처럼 어려운 볼에도 배트를 틀어 내야를 넘길 줄 안다면 충분히 무서운 타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감독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은 까닭일까. 그라운드에서 타격훈련을 하던 최진행의 표정은 내내 밝았다. 최근 타격감을 묻는 질문에도 “개인훈련에 집중해 체력을 끌어올려 잘 맞고 있다”며 씩 웃었다. 반면 옆에 있던 장성호는 내내 진지한 표정으로 연신 방망이를 휘둘렀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