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코트· 청바지 등 라인업
-크록스 등 '구멍난' 신발 인기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지난 12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본점 샤넬 매장. 날씬한 마네킹이 벌레가 먹은 듯 구멍이 숭숭 난 코트를 입고 있다. 가격은 6000달러(600만~700만원).
매장 직원은 “올 여름 샤넬의 콘셉트는 '벌레가 먹은 듯' 구멍 나고 빈티지한(낡은) 느낌”이라며 “펀칭(구멍 난) 디자인에 망사가 덧대져 시원해 보이면서도 고급스러운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봄을 지나면서 바야흐로 망사의 계절이 왔다. 매년 여름이면 시원해 보이는 매시(망사) 소재가 각광을 받지만 올 여름에는 좀 더 빈티지하고 고급스러운 제품들이 눈길을 끌 전망이다. 샤넬은 여름을 맞아 코트뿐아니라 청바지, 신발에까지 펀칭, 매시 소재를 사용해 시원하면서도 색다른 느낌을 연출하고 있다. 이런 트렌드는 신발매장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롯데백화점 수입신발 편집매장 긱숍(Geek Shop) 관계자는 “올 시즌에는 물 빠진 진, 허름한 소재 등 빈티지한 느낌의 제품이 유행”이라면서 “이런 제품에 펀칭을 줘 시원하게 연출한 신발들이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락포트, 크록스, 캠퍼, 아디다스 등 캐주얼브랜드뿐 아니라 금강제화, 미소페, 탠디, 제옥스 등 신사·숙녀화 브랜드도 앞다퉈 허름한 듯 '구멍 난' 신발들을 선보이고 있다.
각 브랜드마다 망사나 그물 소재의 직조법, 펀칭의 모양과 크기 등을 달리하고 디자인도 차별화해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다. 골프웨어, 스포츠, 아웃도어브랜드들은 기능성을 가미한 소재로 외부활동에서 발을 보호할 수 있도록 했다.
락포트 관계자는 “올 여름에는 유독 망사·펀칭 신발들이 많이 출시됐다”면서 “통풍이 잘 되고 디자인이 다양해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초여름을 맞아 쇼핑에 나선 김모(29)씨는 “이렇게 구멍 난 신발은 시원해 보이지만 그동안은 엄마들이 신는 제품 같아서 구매를 꺼렸다”면서 “그런데 올 여름에는 빈티지한 느낌이 멋스러워 구매해볼까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망사나 펀칭이 들어간 제품은 신거나 보관할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금강제화 관계자는 “양말 없이 신는 매시와 펀칭제품은 땀이 구두에 직접 흡수되기 때문에 냄새제거에 신경을 써야 한다”면서 “잘 말린 후 구두약을 발라줘야 다음 해에도 곰팡이 없이 신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소연 기자 mus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