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임원, 회삿돈으로 수억대 외제차 굴려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오리온 그룹 총수 일가와 그룹 고위 임원들이 회삿돈으로 고급 외제차량을 리스해 개인용도로 이용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12일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에 따르면 비자금 조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모(53) 오리온그룹 전략담당 사장은 각 계열사에 법인자금으로 외제 고급차량을 사들이거나 리스해 이를 오너 일가 등이 개인용도로 쓰게 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는 그룹의 위장 계열사인 I사에 지난 2002년 10월부터 2006년 5월까지 외제 차량을 리스, 이를 그룹 사주인 담철곤 회장과 계열사 김모 대표 등에게 제공토록 지시했다. 자동차 리스료와 차량보험료, 자동차세 등 5억7000여만원의 비용은 모두 I사가 부담했다.

특히 조씨가 회삿돈으로 마련한 차량에는 수입가 8억원대를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진 '포르쉐 카레라 GT'와 3억원대의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2인승 스포츠카, 2억원대 '포르쉐 카이엔', '벤츠 CL500' 등이 포함됐다.

담 회장 등은 이런 차량을 자녀 통학용 등 개인용도로 썼다. 조씨 역시 지난 2004년 11월부터 I사의 법인자금으로 빌린 외제 스포츠카 3대를 몰고 다녔다.

검찰은 조씨가 이런 식으로 I사에 손해를 입힌 금액은 리스료와 차량보험료, 자동차세 등 총 13억9000만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2006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빌라 건축사업 과정에서 40억원의 사업비를 빼돌리고 서미갤러리와 그림 거래를 하는 것처럼 꾸며 10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조씨를 구속했다.

박혜정 기자 par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