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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투자 IQ를 높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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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사용할 노후자금은 무조건 안전하게 운용해야 할까? 나이가 들면 주식과 펀드 투자 비중은 줄이고 안전한 예금 위주로 자금을 운용해야 할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인간 수명이 늘어나면서 보수적으로 자산을 운용해서 20~30년 가까운 노후 생활에 필요한 생활비를 마련하기 쉽지 않아졌다. 나이가 들수록 투자자들의 투자성향이 보수적일 것이라는 생각도 선입견에 불과하다.

일본의 경우 나이가 든 노인들이 젊은이에 비해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가지고 있다. 일본 내각부 발표에 따르면, 30대가 보유한 금융자산 중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고위험 자산 비중이 10%밖에 되지 않지만, 60대의 경우 그 비중이 17%나 된다. 나이가 들수록 자산을 보수적으로 운용할 것이라는 생각과는 반대되는 현상이다.


물론 별다른 소득이 없는 은퇴 생활 기간 동안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 잘못 투자했다 큰 손실을 보면 다시 회복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자산을 안전하게 운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아무리 안전하게 운용한다고 해도 부족하면 소용이 없다. 인생 100세 시대라는 말이 나올 만큼 인간수명이 늘어났고 덩달아 은퇴기간도 길어졌기 때문에 한정된 노후자금을 가지고 곶감 빼먹듯 빼먹기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예를 들어보자. 노후생활자금으로 5억 원을 준비한 투자자가 생활비로 매달 200만원을 쓰면 몇 년이나 버틸 수 있을까? 매년 물가가 4%씩 상승한다고 가정할 때, 5억 원을 장롱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마다 빼 쓰면 15년을 쓸 수 있다.


정기예금 등에 5억 원을 넣어두고 세후 3%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면 19년을 쓸 수 있다. 그런데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해 세후 6%의 수익률을 올린다면 27년, 8%수익을 올리면 43년을 쓸 수 있다.




투자수익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자산 중 일부를 주식과 펀드 등에 투자해야 한다. 특히 고령화에 따른 저성장과 저금리로 인해 국내에서 높은 수익을 내기 힘든 상황 하에서는 해외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다.


최근 일본에서 유행하고 있는 매월 분배형 펀드가 대표적인 예이다. 매월 분배형 펀드란 목돈을 맡긴 다음 다달이 수익금과 원금의 일부를 배당으로 받는 펀드로 ‘용돈 펀드’라고도 한다. 이 펀드의 주요 투자자는 대부분 고령자들이다.


일본에선 60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 가계 금융자산의 75%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이 생활비 마련을 위해 매월 분배형 펀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현역시절에야 매달 일정한 금액을 적립해서 목돈을 만드는 적립형 상품에 관심이 있겠지만, 은퇴 후 별다른 소득이 없는 상태에서 이미 마련된 목돈을 인출해 생활비로 빼 쓰는 분배형 상품에 관심을 갖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장기간 지속된 저금리도 인기에 한 몫 했다. 지금 일본의 노인들은 일본의 60~70년대 고도성장기를 주도했던 주역이다. 현역시절 두 자리에 가까운 고금리에 익숙했던 이들 입장에선 높은 배당을 주는 펀드에 관심을 갖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금융상품이라고 해서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고 생각해선 오산이다. 지난해 일본 내 자금유입이 가장 많았던 ‘미국하이일드채권펀드’를 예로 들어보자.


이 펀드는 투자자가 투자대상 통화를 선택할 수 있는 ‘통화선택형’인데, 많은 투자자들이 자원부국인 브라질 헤알화를 선택했다. 이 펀드 수익은 크게 세 가지 요소의 영향을 받는다. 우선 국채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이 높은 미국의 투기등급 채권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추구한다. 다만 투기등급 채권인 만큼 부도율이 높아지면 수익이 떨어지거나 손실을 볼 수도 있다.


다음으로 브라질 헤알화와 미국 달러간의 환헷지를 통해 수익을 확보한다. 통상 환헷지 대상 국가간의 금리 차이에 따라 환헷지 수익이나 비용이 발생하는데, 현재 브라질 금리가 미국보다 높아 환헷지 프리미엄이 발생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엔화와 브라질 헤알화 간의 환율 변동에 영향을 받는데, 엔화가 약세일 때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엔화가 강세일 때는 반대로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언뜻 보기에도 복잡한 구조를 가진 금융상품을 은퇴자들이 제대로 알고 투자했을까? 혹시 잘 알지도 못하면서 분위기에 편승해 투자하는 것은 아닐까? 지난해 11월 일본의 금융리테라시(金融リテラシ―)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매월 분배형펀드에 가입한 투자자 중 60% 이상이 투자처를 묻는 질문에 ‘해외에 투자하고 있지 않다(49.3%)’ 거나 ‘해외에 투자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13.3%)’고 답해 정확한 투자처를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었다.


우리나라도 고령화에 따른 저성장으로 저금리가 고착화되면 일본처럼 높은 수익을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을 내기 위해 금융상품은 갈수록 복잡해져 갈 것이다.


과거에는 노후자금을 안전하게 운용해야 하기 때문에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 운용한다는 것은 금기로 여겼지만, 평균수명과 함께 노후 생활기간이 늘어나면서 사정이 바뀌었다. 안전한 예금에만 투자해서는 20~30년 가까운 은퇴기간을 버텨낼 수 없다.


투자로 원금을 손해 보는 것도 위험하지만,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투자하다 생활비가 부족해 지는 것 역시 위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은퇴 이후 자산 관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평소 금융상품과 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공부해 금융투자 IQ를 높여야 한다.


김동엽 미래에셋 은퇴교육센터장


※ 본 내용은 아시아경제 편집 방향과 무관하며, 모든 책임은 정보 제공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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