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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수다’, 순위 정하기의 맹점, 또는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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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수다’, 순위 정하기의 맹점, 또는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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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우리들의 일밤>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가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새로 합류한 임재범은 1일 다시 재개된 첫 방송에서 청중 평가단 1위를 차지하며 화려하게 가요계로 컴백했다. 이 날 방송에서는 지난 방송에서 이소라의 ‘제발’을 불러 1위를 했던 김범수가 7위로 떨어져 순위를 발표하는 장기호 ‘나가수’ 자문위원장조차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고 할 만큼 놀라워했다.

이런 결과는 ‘나가수’의 한가지 맹점을 보여준다. ‘나가수’의 청중 평가단이 표를 던지는 기준은 상당히 명확했다. 청중들은 보컬의 열창과 무대를 가득 채우는 퍼포먼스를 원했다. 첫 소절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청중을 숨죽이게 한다는 이소라는 ‘바람이 분다’를 부른 첫 회에는 6위를 했고,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는 5위를 했다. 첫 회 1위는 드라마틱한 노래 ‘꿈에’를 부른 박정현이었고, 2위는 화려한 무대를 선보인 윤도현 밴드였다. 이런 결과는 이소라가 박정현보다 노래를 못해서 낮은 순위를 받은 것이 아니라, 공연 현장에서 청중에게 더 잘 통하는 스타일의 노래가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경연대회의 한계


‘나는 가수다’, 순위 정하기의 맹점, 또는 장점?

실제로 이소라는 재개된 ‘나가수’의 다음 주 예고편에서 “편곡에 점점 힘이 더 들어가요”라고 말한다. 김범수가 이소라의 ‘제발’을 부르며 마지막에 폭발력을 보여줄 수 있는 구조로 곡을 바꾸어 1위를 했듯, ‘나가수’의 청중 평가단에게는 분명한 감정 변화와 넘칠 정도로 과한 감정 표현을 보여주는 무대가 호응을 얻는 편이다. ‘나가수’의 매니저 중 한 명으로 출연하는 김제동은 김연우의 노래를 듣고 “개인적으로는 감정적으로 몰입하고 쏟아내는 스타일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김연우보다는 다른 가수들의 노래가 더 좋았다고 평했다. 김연우는 이 날 ‘여전히 아름다운지’를 힘 하나 안들이고 부른다고 느낄 만큼 완벽하게 소화했지만, 순위는 그리 높지 않았다. 고음에서도 깨끗하고 안정적인 그의 보컬은 ‘감상용’으로는 완벽하지만 화려한 무대나 드라마틱한 보컬을 기대하는 경연대회에서는 감흥이 적을 수도 있다. ‘나가수’는 출연 가수들에게 살아남기 위해 평소의 음악 스타일 보다 계속 화려하고 강한 변신을 요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진검 승부 그 이상의 가치를 찾아서


‘나는 가수다’, 순위 정하기의 맹점, 또는 장점?


그러나, ‘나가수’의 맹점은 오히려 넓게 보면 가수들에게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이선희는 MBC <놀러와>에서 함께 출연한 정엽에 대해 “감정을 절제해 세련되게 노래를 부르며 무대를 즐기는 모습에 그가 탈락할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며 ‘나가수’에서 정엽의 탈락에 대해 아쉬워 했다. 또한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는 6위를 했음에도 음원 차트에서는 가장 상위권에 올랐다. 공연 현장의 특성상 청중 평가단에게는 화려한 보컬과 드라마틱한 편곡이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투표결과는 역설적으로 ‘나가수’의 청중 평가단 투표 결과가 가수들의 음악성에 대한 평가와 별개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줄 수 있다. ‘나가수’ 역시 이런 점을 고려한 듯 자막을 통해 ‘나가수’의 투표 결과가 취향의 차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기존 ‘나가수’가 서바이벌 방식에 대한 부담 때문에 마이크를 잡을 때 손마저 떨리는 가수들을 부각, 경쟁을 극대화 시켰다면, 지금의 ‘나가수’는 이 가수들의 노래는 모두 훌륭하고, 투표 결과는 취향의 차이라는 점을 보다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이런 맹점, 또는 장점이 부각된다면 ‘나가수’에 아직 출연하지 않고 있는 가수들의 부담도 줄어들 것이다. 특히 이른바 ‘발라드의 신’ 김연우처럼 한 장르의 스폐셜리스트 이미지가 강한 가수에게 ‘나가수’는 자신의 다양한 매력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나가수’의 서바이벌 형식은 프로그램의 재미를 끌어내는 요소지만, 동시에 지금까지 수많은 논란을 일으키는 문제적 요소였다. 새로운 ‘나가수’는 경쟁의 재미는 살리고, 문제는 최대한 없애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을까.


10 아시아 글. 김명현 기자 eigh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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