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에서는 정부와 손을 잡고 불법으로 골프장을 설립하는 일이 비일비재 하다고 3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우후죽순식의 골프장 개발로 파괴되는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2004년부터 신규 골프장건설 프로젝트 허가를 금지했다. 중국 국토자원부의 간장춘(甘藏春) 부총감독은 "2004년 이후 정부는 골프장 건설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며 "어떠한 방식으로든 새로운 골프장 건설은 불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베이징임업대학(北京林業大學)에 따르면 2004년 170개에 불과하던 중국 내 골프장 수는 현재 600개 정도로 세 배나 늘었다. 각 지역 정부가 공공연하게 골프장건설을 허가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FT는 대표적인 예로 베이징 올림픽 경기장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 위치한 36홀 코스의 베이징 칭허베이 컨트리 스포츠 클럽(Qinghe Bay Country Sports Club)을 지목했다.
2008년 올림픽 개최에 맞춰 문을 연 칭허베이 클럽은 600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하고 있고, 회원 1명당 지불하는 평생회원권 금액만 88만위안(약 13만5000달러·1억4000만원)이다. 이 골프장은 베이징에서 영향력이 큰 철강회사인 리자오철강(日照鋼鐵) 소유다. 36홀 골프장 운영으로 큰 돈을 번 칭허베이 클럽은 현재 인근에 54홀 코스의 새 골프장을 만들기 위해 토지를 매입하는 사전 작업을 완료했다.
중국 전역에서 불법 골프장 설립에 참여한 한 건축사업자는 "불법 골프장 대부분은 지역 정부를 끼고 설립된다"며 "골프장의 주요 고객중 하나는 지역 정부 공무원들"이라고 말했다.
요즘 만들어지는 불법 골프장의 상호명과 설립 허가 신청서에는 '골프'라는 단어를 절대로 쓰지 않으며 대신 '엔터테인먼트 클럽', '컨트리 클럽' 같은 대체 용어를 통해 감시망을 피하고 있다. 지역 정부는 아예 정부 자금을 떼 내 신규 골프장 건설을 위한 토지 확보에 직접 나서기도 한다.
1984년까지만 해도 골프는 상류층의 전유물로만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소득 수준이 높아진 중국 신흥 부자들 뿐 아니라 지역 공무원들이 즐겨 찾는 운동으로 자리 잡았다. FT는 부자들의 럭셔리 세단으로 가득 차던 골프장 주차장에서 어느 순간부터 정부 소속의 차량을 찾는 일이 어렵지 않은 일이 돼 버렸다고 전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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