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2년 만의 리그 우승 탈환을 노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행보에 적신호가 켜졌다. 박지성의 '아스날 킬러 본능'도 끝내 침묵했다.
맨유는 1일 오후(한국시간) 런던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날과의 2010/2011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전반 아론 램지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0-1로 패했다. 박지성은 이날 선발 출장해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승패를 뒤집지는 못했다.
이로써 맨유(승점 73점)는 승점 추가에 실패, 2위 첼시(70점)와의 차이를 벌리지 못했다. 더불어 다음 라운드 첼시와의 맞대결에서 패할 경우 골득실에 밀려 1위 자리를 내줄 수도 있는 처지가 됐다.
반면 아스날은 19승10무6패(67점)로 내년도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정 짓는 동시에 실낱같은 우승 희망을 이어갔다.
초반 흐름은 아스날의 몫이었다. 득점까지 이어가진 못했지만 매서운 공격이 이어졌다. 전반 3분 네마냐 비디치의 걷어내기 실수를 가로챈 잭 윌셔가 페널티 정면에서 날린 슈팅이 살짝 빗나갔다. 전반 7분 카엘 클리시의 날카로운 왼쪽 크로스에 문전 쇄도하던 시오 월콧이 발을 뻗어봤지만 공은 높이 뜨고 말았다.
전반 15분에는 윌셔가 비디치의 수비를 제치고 문전 앞으로 공을 찔러줬지만 파트리스 에브라가 한발 앞서 걷어내며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전반 32분 월콧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가 비디치의 손에 스친 듯했지만 주심은 휘슬을 불지 않았다.
맨유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전반 20분 공격에 가담한 파비우가 기습적으로 페널티지역까지 돌파했지만 상대 수비에 막혔다. 전반 38분 루니가 기습적인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수비수 맞고 굴절됐다. 전반 43분에는 아크 정면에서 시도한 안데르손의 왼발 슈팅이 골키퍼 정면을 향했다.
이날 박지성은 미드필드에서 수차례 정확한 태클로 상대 공격의 맥을 끊어냈다. 특히 전반 10분부터는 측면과 중앙을 오가는 활발한 움직임으로 중원을 이끌었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두 팀은 후반 들어서도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결국 선제골은 아스날이 터뜨렸다. 후반 11분 오른쪽 측면에서 반 페르시가 내준 공을 페널티 정면에 있던 램지가 그대로 오른발로 밀어넣은 것. 램지는 올 시즌 두 번째 선발 출전에서 리그 첫 골을 뽑아내는 감격을 맛봤다.
이대로 물러날 맨유가 아니었다. 안데르손을 빼고 안토니오 발렌시아를 투입, 측면 공격을 강화했다. 이에 박지성은 중앙으로 이동해 공수에서 두루 활약했다.
후반 15분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한 비디치가 헤딩 슈팅을 시도했지만 빗맞았다. 후반 22분에는 박지성의 패싱력이 빛났다. 전방으로 쇄도하는 에브라를 향해 하프라인 부근에서 절묘한 로빙 패스를 찔러줬다. 비록 에브라가 수비수에 밀려 넘어지며 득점으로 연결되진 못했지만 박지성의 패스 감각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맨유는 후반 28분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를 빼고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를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곧이어 후반 29분 박스 왼쪽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루니가 직접 슈팅했지만 골키퍼 정면을 향했다. 후반 31분에는 나니의 결정적인 왼발 슈팅이 보이체흐 스체스니 골키퍼 선방에 막히기도 했다.
후반 39분에는 마이클 캐릭을 빼고 마이클 오언까지 투입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하지만 기동력과 체력에서 앞선 아스날 수비를 쉽사리 공략하지 못했다. 오히려 수차례 역습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기도 했다.
아쉬운 장면도 있었다. 후반 43분 오언은 페널티 지역 안쪽에서 클리쉬에게 다리를 밟혔지만 주심의 휘슬은 이번에도 침묵했다. 결국 만회골을 넣는 데 실패한 맨유는 0-1 패배를 피하지 못했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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