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창구의 혁명 '樂스타존' 한발 앞선 문화경영

시계아이콘02분 19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글자크기

[금융지주 뉴스타트]②KB금융, 젊은 변신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금융상품이 아닌 문화를 판다."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이 지향하는 모토다. 문화를 경영에 접목시킨 이른바 '문화경영'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국민은행의 '락스타존(樂star Zone)'이다. 어 회장이 직접 아이디어를 낸 락스타는 KB금융의 문화경영이 꽃을 피우는 화분이 되고 있다.

◇은행 점포의 변신, 이젠 문화공간으로= 국민은행의 락스타존은 금융거래만을 위한 은행점포를 뛰어넘어 젊은 세대의 열정이 숨쉬는 공간으로서 락스타 문화를 추구한다.


지난 1월 숙명여대 안에 문을 연 락스타 숙명눈꽃지점에서 이런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코발트블루 빛 공간에 은은한 커피 향과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옹기종기 놓인 풀잎색 소파와 테이블에서는 최신 영화에 대한 감상평을 서로 주고받거나 아이패드로 뉴스를 검색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보인다.

별도로 준비된 세미나실에서는 한 무리의 학생들이 조별 발표 연습에 한참이다. 한 여학생은 한쪽 벽면에 준비된 대형 터치스크린인 미디어월로 사진을 찍어 남자친구에게 이메일을 보낸다.


이곳을 즐겨 찾는다는 한 숙명여대생은 "락스타존에 오면 은행 영업점에 왔다는 느낌보다는 유명 커피숍 매장처럼 여유로운 분위기에서 편의시설은 물론 금융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는 전혀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락스타존은 미니 카페와 세미나실 등 대부분 소통의 공간으로 채워져 있다. 여기서 소규모 콘서트나 취업설명회 등이 열리기도 한다. 미디어월과 비치된 아이패드로 최신 정보를 검색하거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할 수도 있다. 물론 한쪽에 마련된 은행창구를 통해 예ㆍ적금 및 체크카드 개설 등 기본적인 은행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창구의 혁명 '樂스타존' 한발 앞선 문화경영 ▲락스타 숙명눈꽃지점을 방문해 대형 터치스크린인 미디어월을 시현해보고 있는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왼쪽 두번째)과 민병덕 국민은행장(왼쪽 네번째)
AD


◇락스타존, 3개월 만에 유스(Youth)고객 6만명 돌파= 국민은행의 락스타도 대학생 등 젊은 고객들과 같이 호흡하며 함께 성장해나갈 KB금융의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예구 KB금융 경영연구소 연구원은 "모바일ㆍ인터넷 금융 등 단순한 금융거래의 80% 이상이 전자장치(디지털디바이스)를 통해 일어난다"며 "그 규모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은행 점포는 점차 금융거래 중심이 아닌 문화 중심의 감성을 충족시키는 공간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며 젊은 세대일수록 이 같은 수요는 더욱 커진다"고 덧붙였다.


신학기를 맞아 KB금융의 락스타 문화 뿌리내리기도 한층 힘을 받고 있다. 5월말까지 '문화와 정보 이벤트'를 통해 전국 42개 락스타존별로 특성에 맞게 ▲인디밴드 공연 ▲취업 특강 ▲모바일 주식거래 특강 등이 열린다. 여름방학인 7월초에는 46명의 대학생이 몽골ㆍ티베트 등을 10일 동안 돌아보는 '락스타 챌린지 해외 배낭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남극 탐험 및 뉴질랜드 남섬 여행 등도 추진된다.


KB금융은 지난 1월 1호점으로 락스타 숙명눈꽃존의 문을 연 데 이어 2호점으로 락스타 이화배꽃존을 개점하는 등 서울 12개, 수도권 6개, 충청권 9개, 영남권 10개, 호남권 5개 등 총 42개의 락스타존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락스타존을 통해 유치한 대학생 등 유스고객은 6만명을 넘어섰다. 3개월여 만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셈이다.


박인선 국민은행 캠퍼스플라자사업단 팀장은 "락스타존에서 판매되는 락스타 통장과 락스타 체크카드가 인기를 끄는 것은 대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소액 예금에도 우대이율을 제공하고 대학생에 맞는 각종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상품 판매보다는 문화를 파는 신개념 점포로서 락스타를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화상품으로 고객 공략= 락스타는 제공하는 금융상품도 차별화했다. 대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에 집중적으로 혜택을 주는 것이다.
먼저 대학생 전용 통장인 락스타 통장은 통상 고액거래에 금리를 더 주는 것과 반대로 소액예금에 우대금리을 적용한다. 100만원 이하 예금잔액에 대해 4%의 이자를 주는 것.


또 대학생 전용 체크카드인 락스타 체크카드를 이용하면 지하철ㆍ버스요금은 물론 통신요금ㆍ영화ㆍ커피ㆍ놀이공원ㆍ패밀리레스토랑ㆍ서적ㆍ편의점 등 다양한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대학생의 하루 일과와 소비패턴에 맞게 특화한 것이다. 자동화기기(ATM) 인출수수료도 면제한다.


◇문화경영이란= 문화경영은 2000년부터 국내에 본격적으로 도입됐다. 문화ㆍ예술의 저변이 넓어지고 기업의 문화예술지원(메세나)이 활발해지면서 기업ㆍ상품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문화를 영업에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문화경영은 메세나에서부터 상품 자체를 문화로 승화시키는 '문화연출'까지 다양한 기법으로 진화했다. 문화연출의 대표적인 예가 커피를 '여유를 즐기는 문화'로 자리잡게 한 스타벅스다.


문화경영으로 큰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은행은 미국 엄쿼은행(Umpqua Bank)이다. 미국 오리건주의 목재업자들에 의해 설립된 지역은행인 엄쿼은행은 1990년대 중반 벌목사업 쇠퇴로 존폐 위기에 처했다. 1994년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레이 데이비스(Ray Davis)는 은행을 '찾아가고 싶고 오래 머물고 싶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문화를 파는 곳으로 변화시켰다. 은행 점포를 빠르고 단순한 거래 중심의 공간에서 편하게 즐기며 대화하는 경험 중심의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영화 상영이나 음악 공연 등으로 지역사회의 문화센터 역할도 수행한 것이다. 이 같은 노력으로 연평균 30% 이상의 높은 성장을 이룬 엄쿼은행은 1994년 6개뿐이었던 점포가 지난해 말 현재 183개로 늘었다. 같은 기간 자산규모도 1억5000만달러에서 116억6900만달러로 78배나 급증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