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28일 "레임덕은 필연이다. 오늘부터 시작됐다"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했다.
김 전 의장은 이날 블로그에 올린 '이제 우리 모두 죽을 때가 왔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 대통령에게 이같이 지적하며 "(레임덕이) 불가피하다면 인정하고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운명 공동체"라며 "그러나 방법과 수단과 절차는 다를 수밖에 없다. 이것을 하루라도 먼저 인정해야 레임덕 고통이 덜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뢰와 소통이 전제되지 않으면 갈등만 빚다가 막을 내린다"고 꼬집었다.
그는 작심한 듯 "재벌을 미워하고 노조와 싸우고 노조조차 못 만드는 대다수 노동자를 감싸 안지도 못하는 정부, 결단의 시기에 책임을 미루고 현장의 목소리는 외면하고 책임지지 않는 사람이 오히려 살아남는 이상한 정부가 하늘 아래 또 있는가"라고 질타했다.
그는 이 대통령에 대해서도 "일만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며 "정치가 비뚤어지고, 누가 2인자인양 호가호위해도 제어가 안 되고, 대통령의 권위와 체면이 구겨지고 있어도 처삼촌 묘 벌초하듯 한다"고 개탄했다.
그는 당에 대해서는 "지도부 교체가 당연하지만, 교체한다고 국민의 애정과 기대 심리가 돌아올 리도 회복될 리도 없다"며 "진정 죽을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 그래도 내년에는 살아남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달을 하든, 4년, 8년 국회의원을 하던 한번 한 것"이라며 "그랬으면 됐다. 무엇을 더 바라는가. 국민이 보기 싫어하는 정치인은 이제 그만 두라. 떠나라. 그 정치인이 바로 내가 아닌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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