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청와대 A비서관은 4월 들어 출근시간을 당초 7시에서 6시30분으로 30분 앞당겼다. 같은 수석실의 B비서관이 수석실 비서관들을 대표해 매일 아침 7시에 열리는 아침 홍보현안회의에 참석하기 시작했기 때문.
A비서관을 비롯한 다른 3명의 비서관들은 지난 하룻동안 언론에 보도된 내용들을 체크해 B비서관에게 전달하고, B비서관은 홍보현안회의에서 홍상표 홍보수석에 관련내용을 보고한다.
홍보현안회의는 홍 수석이 매일 아침 주재하는 회의로, 기존에는 이상휘 홍보기획비서관, 김철균 뉴미디어비서관, 김희정 대변인, 손지애 해외홍보비서관, 박정하 춘추관장 등 홍보수석실 소속 비서관급 5명만 참석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홍보회의를 강화하면서 주요 수석실별로 비서관 5~6명이 추가로 회의에 들어가고 있다.
최근 회의에는 김태효 대외전략(외교안보수석실), 김용환 국정과제(정책기획관실), 추경호 경제금융(경제수 석실), 김연광 정무1(정무수석실), 임기철 과학기술(미래전략기회관실) 등이 참석한다.
실제 회의에 참석하는 비홍보수석실 비서관은 5~6명이지만, 관련수석실의 다른 비서관들까지 일찍 청와대로 나와 그날 조간신문을 훑어보고 보도과정 등을 파악해야 한다.
특히 4.27재보선, 물가, 원자력발전소 등 최근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사안과 관련된 비서관들은 빠짐없이 회의준비를 위해 보도내용을 분석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조간신문 등에 보도된 청와대 관련이나 주요 국정과제 중 잘못 보도된 것이나 확인이 필요한 것들을 관련수석실에서 직접 설명하고 대응방안을 공동으로 모색하기 위해 회의를 확대했다"면서 "홍보수석실 소속이 아닌 비서관들은 그때그때 현안에 따라 조금씩 참석자가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홍보를 대폭 강화하고 나선 것은 이명박 정부가 집권 4년차에 접어들면서 지역갈등이 첨예화 되는 등 권력누수(레임덕)가 가속화 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기름값을 비롯한 물가 등 민생현안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청와대 다른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은 '레임덕'이란 말을 싫어하고, 틈이 날 때마다 '임기 마지막날까지 흔들림 없이 최선을 다해 일하자'고 말한다"면서 "홍보를 강화하는 것도 열심히 일하는 청와대가 국민들에게 진정성있게 호흡하기 위한 것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25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는 "각 수석실은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국정과제를 중심으로 미비한 점은 없는지 꼼꼼히 챙겨봐달라"고 지시했다. 이어 "새롭게 좋은 정책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시행중인 정책이 실효성 있게 집행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보완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동남권신공항 백지화 이후 텃밭인 대구·경북, 부산·경남의 민심을 달래기 위해 지역출신 참모들을 긴급하게 보내 현지 여론을 수렴하고 지역발전 방안을 마련하고 나서기도 했다.
조영주 기자 yj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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