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가열, 라이터로 벌레 잡다가, 산소에서 향불이 넘어져서…감식조사반 추적 ‘성과’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보일러 가열, 라이터로 벌레를 잡다가, 산소에서 향불이 넘어져서…. 올 들어 산불을 낸 사람들이 산림청 및 경찰조사에서 밝힌 사연들이다.
이처럼 산불을 낸 사람들의 사연은 구구각색이다. 대부분 사소한 실수나 평소 불조심을 소홀히 해 졸지에 ‘산불 범인 신세’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청이 28일 내놓은 ‘올 봄 산불 가해자 검거현황’에 담긴 사연을 보면 참고할 내용들이 많다.
농촌마을의 화목보일러가 가열돼 산불로 번진 사례가 있다. 나무를 때는 보일러가 너무 달아오르면서 불씨가 주택가 대나무 밭에 옮겨 붙어 결국 산불로 번진 것이다.
농로포장공사 중 인부들이 휴식시간에 라이터로 벌레를 잡다가 산불로 번진 경우도 있다. 또 성묘객이 피워 놓은 향불이 넘어지면서 갑자기 잔디에 옮겨 붙어 산불이 나기도 했다.
논·밭두렁 및 농산폐기물 태우기 중 부주의로 산불로 번진 적도 있다. 고등학교 학생이 성적이 나쁜 시험지를 태우다가 불씨가 숲으로 튀어 산불이 난 사연도 있다.
산림청은 올 봄에 난 산불 246건 중 119건의 가해자를 붙잡았다. 검거비율이 48.3%로 예년(30% 안팎)보다 높다. 이는 ‘봄철 산불조심기간’ 중 22개의 산불전문조사반 167명이 산불현장에 나가 발화원인 조사, 증거자료수집으로 불 낸 사람을 끝까지 추적한 성과다.
1개 반 10여명으로 이뤄진 산불전문조사반엔 산불전공교수, 감식전문가, 산림기술사, 민간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산림청은 산불가해자 검거비율을 높이고 발화원인을 밝히기 위해 지난해 10월 전문가 30명을 2주간 캐나다정부의 감식전문교육과정에 보내 산불조사감식전문가인증서를 받도록 했다.
산림청은 산나물을 뜯기 위해 산에 오른 사람들이 버너 등으로 음식을 해먹거나 불씨취급을 소홀히 해 산불이 나는 일 생길 것으로 보고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이현복 산림청 산불방지과장은 “사소한 부주의로라도 산불을 내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 허가 없이 숲이나 산림인접지에서 불을 놓으면 엄하게 벌을 받는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왕성상 기자 wss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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