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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트 코리아]아람코 “할 수 있습니까?”, 삼성ENG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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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원대 사우디 샤이바 가스오일(NGL) 프로젝트 수주
4개 패키지 일괄 발주·수주는 양사 모두 최초


[플랜트 코리아]아람코 “할 수 있습니까?”, 삼성ENG “네!” 박기석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왼쪽)과 마지드 유시프 무글라 아람코 부사장이 지난 3월 21일 사우디 현지에서 열린 샤이바 가스전 수주 계약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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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삼성엔지니어링이 4개 패키지를 함께 수행할 능력을 갖고 있습니까?”


2010년 12월 어느날, 삼성엔지니어링은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직원과의 전화통화에서 이 같은 질문을 받았다. 아람코가 추진하고 있는 샤이바 가스오일(NGL)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해 제안서를 제출한 지 불과 일주일 만이었다.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삼성엔지니어링은 예상치 못했던 전 패키지 일괄 수주의 가능성이 보이는 듯했다. 영업 담당직원들이 다음날 사우디로 날아가 아람코 임원진들 앞에서 프리젠테이션을 선보였다. 확답은 없었지만 긍정적인 기운이 느껴졌다. 장기간 플랜트 영업 경험에서 터득한 ‘감’이었다.


그로부터 4개월 뒤인 2011년 3월 21일, 박기석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사우디 다란 아람코 본사에서 마지드 유시프 무글라 아람코 사업부문장(부사장)과 총 27억6000만달러 규모의 프로젝트 일괄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회사가 설립된 지 41년만에 단일 수주로는 최고액이다. 회사는 이번 계약의 추진과정의 뒷이야기를 정리해 전사 직원들에게 공개했다. 그만큼 의미가 컸음을 보여준다.


[플랜트 코리아]아람코 “할 수 있습니까?”, 삼성ENG “네!” 삼성엔지니어링이 건설하는 샤이바 가스전이 위치할 사우디아라비아 샤이바 지역 위치


아람코는 이번 계약을 통해 삼성엔지니어링에 ‘모험’을 걸었다. 발주사는 통상 하나의 대형 플랜트 단지를 발주할 때 생산 단위별 플랜트인 패키지별로 나눠 분할 발주한다. 위험 분산 차원이다. 하지만 아람코는 처음으로 샤이바 NGL프로젝트에 속하는 4개 패키지 모두를 삼성엔지니어링에 맡겼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이런 수주가 처음일 뿐만 아니라 회사의 3개 사업부(에너지·화공·산업인프라)가 모두 참여해 수주고를 올린 첫 계약이었다.


아람코가 지난해 초 샤이바 프로젝트를 발표하자 글로벌 엔지니어링 업체들은 앞다퉈 입찰에 참여했고, 패키지별로 8~12개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중동지역에서 오랜만에 나온 대형 발주인데다가 이 공사 이후에는 당분간 소강상태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이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이 응찰 가격이었다. 적정이윤을 확보하면서도 경쟁사와 월등하게 차이나는 숫자(가격)를 결정하기까지 물량 하나하나를 세밀히 분석했다. 가격차가 크지 않으면 최저가 입찰을 해도 막판에 뒤집히는 경우가 많았다.


차별화 포인트를 발굴하는 데에도 공을 들였다. 과거 프로젝트에서 얻은 노하우와 엔지니어들의 경험, 오지 프로젝트를 경험한 외부 전문가 의견까지도 철저히 반영해 창의적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며 대안 설계(Value Engineering)에 공을 들였다.


[플랜트 코리아]아람코 “할 수 있습니까?”, 삼성ENG “네!” 삼성엔지니어링이 2010년 완공한 마덴(Ma'aden) 암모니아 플랜트


삼성엔지니어링은 ‘아람코 스펙(ARAMCO Spec)’에 충실키로 했다. 아람코 스펙이란 이 회사가 추구하는 독특한 원칙과 경향을 말하는데, 눈을 맞춰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감성적인 영역이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아람코와 수 건의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이를 터득했는데, 아람코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직원들은 공사 현장 샤이바를 네 번이나 찾아가는 고생을 자처했다.


샤이바는 사우디 최대 산업단지가 들어서 있는 주베일에서 1000km 떨어진 곳으로 차로는 15시간, 아람코가 제공한 전용기를 타도 90분이 걸리는 지역이다. 사막의 모래가 바람에 실려 산을 이루고 남은 평활지를 사우디 사람들은 샤이바와 같은 지역을 ‘사부카(Sabkhah)’라고 부르는데, 사막의 모래가 바람에 실려 산을 이루고 남은 평활지를 말한다. 사람 키만큼만 파도 소금물이 나오고, 더 들어가면 유정(油井)이 자리 잡았다. 바람과 모래 밖에 없는 불모지로, 지금은 새 도로를 닦고 있지만 과거에는 자재를 싣고 출발한 트럭이 중간에 길을 잃어 사라지고 타이어가 펑크나면 수리를 할 수 없어 차량을 포기해야 할 만큼 인프라가 전무했다. 하지만 바로 그곳 땅 밑에 묻혀 있는 자원의 개발 여지는 충분했다.


박 사장도 이번 프로젝트 하나하나를 모두 챙겼다. 사우디 현장에서 다양한 루트를 통해 수집된 정보를 서울 본사 임직원들에게 직접 전달하는 한편 사업부장, 본부장, 팀장 등 핵심 리더들이 공동회의를 진행토록 하는 등 전사 차원의 노력을 기울이도록 했다.


이렇게 만든 제안서를 아람코는 주저없이 선택했다. 이어진 세부 협상도 빠르게 진행돼 최종 계약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플랜트 코리아]아람코 “할 수 있습니까?”, 삼성ENG “네!” 삼성엔지니어링이 2008년 완공한 타스니(TASNEE) 에틸렌 플랜트


아람코는 샤이바 프로젝트의 결과를 토대로 단일 기업에 일관 발주를 계속 추진할지, 아니면 과거의 방식대로 패키지별로 여러 기업에 분할 발주를 할지를 결정할 예정이라 관심있게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극도의 노력을 들인다는 각오다.


[플랜트 코리아]아람코 “할 수 있습니까?”, 삼성ENG “네!” 박기석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왼쪽 첫번째)이 지난 3월 21일 사우디 현지에서 열린 샤이바 가스전 수주 계약식에서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4~5년전만 해도 아람코는 10억달러 규모의 입찰을 참가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우리에게 ‘일단 5억달러 프로젝트를 잘 수행하라. 그 후에 다시 이야기하자’며 기회를 주지 않았다”며 “이에 실망하지 않고 최고의 공사로 신뢰를 쌓아나간 것이 이번 수주로 결실을 맺었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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