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러시아 시베리아의 외진 동토에서 발견됐다던 외계인 시신은 상한 빵으로 만든 가짜임이 밝혀졌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이르쿠츠크주(州)의 이르쿠츠크에서 외계인 시신을 발견했다고 주장한 두 학생이 결국 경찰에 조작극이었음을 실토했다고 21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르쿠츠크는 미확인비행물체(UFO)를 목격했다는 신고가 해마다 수십 건 접수되는 곳이다.
동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올린 문제의 학생들은 친구 사이인 티무르 힐랄(18)과 키릴 블라소프(19).
이들이 경찰에 조작극이었음을 털어놓기 전까지만 해도 외계인 시신 동영상은 조회수 90만 건을 훌쩍 뛰어넘었다.
러시아 연방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인식하고 지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내무부 대변인이 “한 학생의 집에서 상한 빵에 닭 껍질을 입혀 만든 이른바 ‘외계인 시신’이 발견됐다”고 발표했을 정도다.
검찰은 이들 학생에게 어떤 법 조항을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법 혐의가 입증되면 이들은 벌금을 물게 된다.
이번 사건에 관심이 집중된 것은 한 달 전 이르쿠츠크 인근에서 UFO가 추락했다는 목격담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목격자들은 빨갛고 파란 발광 물체가 떨어졌다고 증언했다.
러시아UFO연구소의 알렉스 코마노프는 “괴물체가 진짜 생명체인 것처럼 보였지만 고도의 지능이 있는 생명체가 우주복 같은 것을 입지 않았다는 점이 의심스러웠다”고.
그러나 음모론자들은 또 정부를 비난하고 나섰다. “군부의 실권자들이 진실을 은폐하려 든다”는 것.
지난 17일 인터넷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면 눈 속에 반쯤 묻힌 외계인 시신은 손상 정도가 상당히 심한 편이었다.
입이 약간 벌어진 채 발견됐다는 외계인은 깡마른 체형으로 키가 60cm 정도였다. 영화 ‘ET’에 등장하는 외계인과 비슷하게 생겼다.
오른쪽 다리 일부는 떨어져나가고 없었다. 두 눈과 입은 깊은 구멍이 나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외계인의 존재를 믿는 이들 사이에서는 “외계의 방문객들이 사고 이후 그대로 놔두고 간 시신”, “UFO가 지구에 충돌한 이후 러시아군의 UFO 전문가들이 수습 과정에서 빠뜨린 시신”이라는 등 말들이 많았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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