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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울산 달동의 찌든 아파트를 바꾼 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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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임대주택, '희망' 키워드로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곤궁한 이웃의 낡은 집을 새 집같이 수리해주고 감동을 선물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다.

개조 이전의 열악한 주거여건과 궁핍한 살림을 부각시키는 구성으로 감동을 짜낸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그 도움을 계기로 당사자들이 '희망'과 '자활'의 불씨를 지필 수 있었다는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실천이 어려웠던 시청자들은 대리만족으로 욕구를 해소했다. 시청자들이 보낸 갈채는 그에 대한 보답이었다.

열 가지를 잘해도 한 가지를 못하면 욕 먹는 곳이 공기업이다.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최근 간부들을 불러 모아 놓고 '낮은 자세'를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저소득층이 거주하는 영구임대, 국민임대주택 등은 공급문제뿐 아니라 고립화, 슬럼화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생태아파트 단지 조성, 시설 리모델링, 주거복지동 건설 등 환경개선과 커뮤니티, 복지시스템과의 연계 등을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LH가 주도하고 시민단체, 지자체 등이 힘을 보태면서 환경은 개선되고 바뀐 환경은 거주지에 대한 자부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삭막한 아파트 숲, 러브하우스('L'ove 'H'ouse)로 다시 태어나=지난 주말 울산시 달동 주공3단지 영구임대 아파트 단지에는 특별한 축제가 열렸다. 1993년 입주해 1378가구가 살고 있는 이 단지는 집이 살아온 나이 만큼 시간의 더께가 묻어있었다.


단지 내 텃밭은 지저분하게 조성돼 있고 낙엽퇴비는 관리되지 않은 채 비닐로 덮여 방치돼 있었다. 꾸며지지 않은 산책로는 황량은 느낌을 더했다. 단지 내 희망공원에는 소주병이 굴러다니고 쓰레기는 무단투기돼 방치돼 있었다.


LH는 이 단지에 1억원을 지원, 지난해 10월부터 단지 외부 리모델링을 시작했다. 천연 목재로 만든 데크 산책로가 생겨 단지 내 생태공간이 조성되고 산책로 주변에는 관목이 심어 지고 운동기구가 설치됐다.


정돈된 공동텃밭과 단지 내 낙엽을 모아 퇴비로 사용할 수 있는 낙엽퇴비장도 생겼다. 빗물을 이용해 텃밭에 물을 줄 수 있는 용수공급 장치도 만들어졌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울산생명의숲, 지자체 등과 함께 공사기간 중 주민 참여프로그램을 만들어 '생태아파트 숲가꿈 양성과정'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생태아파트 준공 이후 관리가 잘 되도록 사용할 매뉴얼도 제작해 나눠줬다.


장재욱 LH 부장은"올해 다른 4곳의 생태아파트 만들기 사업도 마무리될 예정인데 이런 노력이 노후된 임대주택단지가 친환경 주거단지로 개선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거복지동 건설..소셜믹스(사회통합) 추진=영구임대, 50년 임대주택 단지 여유부지에는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임대주택과 복지시설이 결합된 주거복지동이 생긴다. 주거복지동은 단지 내 여유부지나 입주민의 이용률이 낮은 놀이터, 주민운동시설 등 기존 시설이 철거된 자리에 들어선다.


도심지내 임대아파트 단지에 주거복지동을 지으면 직주근접형 임대주택이 늘어난다. 주거복지동을 고령자나 장애인 등에 우선 배정해 사회복지단체와 연계하면 복지 혜택이 절실한 계층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다. 일부는 정상 임대료 납부가 가능한 신혼부부들에게 배정해 세대ㆍ계층 간 소셜믹스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고령자나 장애인에 대한 근접 돌봄서비스가 가능해지고 기존 단지의 여유부지를 활용한 도심내 임대주택 공급 확대에도 기여할 것"이라 말했다.


노약자나 장애인들의 이동이 편리하도록 하는 무장애 편의시설도 대폭 늘어난다. LH는 하반기부터 설계되는 아파트 단지부터 '무장애 1등급' 설계를 적용해 단지 내 접근로 등 지상 옥외공간, 부대복리시설, 장애인 화장실 등 아파트 주거동 외부 공용공간 등 65종의 무장애 시설을 확충할 예정이다.


지금은 현관 경사로, 욕실 단차, 좌식 샤워시설, 좌식 싱크대, 시각경보기 등 15종의 편의시설이 입주 주민의 요청에 따라 설치된다.




김민진 기자 asiak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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