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유럽 정서 등에 업고 "부채국가 지원 반대"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핀란드 총선에서 유럽연합(EU)의 포르투갈 구제금융 지원을 반대하는 극우파 정당이 급부상했다. 유로존 재정위기국들에 대한 지원을 놓고 유럽 각국 국민들의 반감이 높아진 것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17일(현지시간) 개표 완료 결과 마리 키비니에미 총리의 중도당은 15.8% 득표에 그친 가운데 연정 참여중인 국민연합당이 20.4% 득표로 창당 이후 처음으로 제1당에 올랐다. 이로서 국민연합 당수인 지르키 카타이넨 부총리 겸 재무장관이 차기 총리에 오르게 됐다.
한편 최대 야당인 좌파 사회민주당이 19.1%를 기록했고 극우파 정당인 ‘진짜 핀란드인’당이 19.0%를 득표하며 약진했다. 이는 지난 선거보다 14.9%나 늘어난 결과다.
이로서 차기 핀란드 정부가 유럽의 구제금융에 한 목소리를 내기 힘들어졌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진짜 핀란드인’당이 포르투갈의 금융지원에 대한 반대를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 정부 구성을 위해서는 국민연합당을 중심으로 연정이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이나 현 중도우파 연정을 구성해 온 중도당·국민연합당·녹색당·스웨덴국민당 4당의 득표율을 모두 합쳐도 과반이 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카타이넨 차기 총리가 유로존 체제와 유로존의 재정위기국 구제를 찬성하는 정당과만 연정을 이루겠다고 밝혀 왔음에도 불구하고 ‘진짜 핀란드인’당이 연정에 참여하게 될 가능성은 여전하다.
당장 다음달에 핀란드 의회에서 포르투갈 구제금융 승인을 놓고 표결이 예정되어 있다. 야당인 사민당이 구제금융에 반대하는 입장이기에 ‘진짜 핀란드인’당의 양보를 얻어내지 못하고 법안이 의회에서 좌초될 경우 포르투갈 구제금융에도 난항이 초래된다. 유로존 각국이 만장일치로 동의해야만 구제금융기금이 집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진짜 핀란드인’당의 급부상은 경제위기 이후 악화된 민심과 날로 증가하는 이민자에 대한 반발을 업고 최근 유럽 각국에서 우파 포퓰리즘과 내셔널리즘이 확산되고 있는 맥락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특히 수준높은 사회보장제도를 갖추고 사회적 소수자 보호에 대한 인식도 높은 스웨덴·덴마크·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에서까지 이같은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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