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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커C油 효자됐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09초

정제기술로 친환경..새 수익창출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애물단지 벙커C유가 '효자'가 됐다. 선박용 연료나 화력발전에 주로 쓰이던 벙커C유는 황이 많이 함유돼 대기환경 문제의 주범으로 낙인이 찍히기도 했지만 이제는 '없어서는 안될' 핵심 원료로 떠오르고 있다.

정유사들이 막대한 자금으로 투자해 세운 중질유(벙커C유) 분해시설도 덩달아 빛을 보고 있다.


원유에서 휘발유 등을 정유하고 남은 일종의 찌꺼기인 벙커C유에서 휘발유와 경유 등을 다시 추출하는 중질유 분해는 수익창출 뿐만 아니라 환경 친화적 사업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내달 중순부터 현대오일뱅크가 2조6000억원을 투자한 대산공장 제2고도화설비가 상업가동을 시작한다. 이 설비는 하루 5만2000 배럴 규모의 벙커C유를 정제할 수 있어 현대오일뱅크는 기존 보다 약 2배 이상 늘어난 총 11만6000 배럴의 정제 시설을 확보하게 됐다.


GS칼텍스도 지난해 연말부터 중질유 분해시설을 100% 풀가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벙커C유로 늘어난 매출액 규모는 연간 6000억원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현재 하루 동안 벙커C유 약 21만5000배럴을 처리할 수 있는 GS칼텍스는 오는 2013년 추가 증설을 통해 26만8000배럴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벙커C유 분해가 처음 시작된 것은 지난 1996년 에쓰오일(S-Oil)이 울산에 대규모 시설 투자를 하면서부터다. 당시 다른 업체들은 벙커C유에 대한 고정적인 소비수요가 있어 투자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저효율과 환경적인 이유로 벙커C유 소비량은 점차 줄어들게 됐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벙커C유는 지난 2006년 연간 9291만배럴이 소비됐지만 작년 소비량은 6215만배럴에 그쳤다.


새로운 수익원을 원하던 업체들이 벙커C유에 눈을 돌려 최근 2,3년 사이에 투자가 급격히 늘고 있는 모양새다.


아울러 수요가 줄자 벙커C유의 가격이 원유 가격보다 낮게 형성돼 중질유 분해사업의 경제성이 높아지고 있다. 13일 기준 배럴당 두바이유는 113.5달러를 기록했지만 벙커C유는 103달러에 거래됐다.


이처럼 현대오일뱅크과 GS칼텍스가 벙커C유 재처리 사업을 확대하자 업계에서는 고도화 비율 순위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될 예정이다.


고도화 비율이란 벙커C유 처리량을 전체 원유 처리량으로 나눈 값으로 해당 업체가 얼마나 벙커C유를 재처리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현재 가장 높은 고도화비율을 기록하고 있는 업체는 GS칼텍스로 지난해 제3고도화설비 완공으로 28.3%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내달 현대오일뱅크가 대산공장 고도화설비를 본격 가동하면 기존 17.4%에서 30.8%로 업계 선두로 오르게 된다. 2013년에는 다시 GS칼텍스가 제4고도화설비를 완공하며 순위가 다시 뒤바뀌게 된다.


나머지 정유사의 고도화비율은 에쓰오일 25.5%, SK에너지 15.4% 등이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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