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산소탱크'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또 한 번 FA컵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맨유는 17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구장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잉글리시 FA컵 준결승전에서 후반 8분 야야 투레에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석패했다.
박지성은 챔피언스리그 8강 첼시전을 치른지 4일 만에 다시 선발 출장해 풀타임 활약을 펼쳤지만 팀 패배를 막진 못했다.
이로써 맨유는 2004/2005시즌 이후 6년 만의 FA컵 우승은 물론 12년 만의 트레블(3관왕) 도전에도 실패하게 됐다. 박지성 개인으로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그는 잉글랜드 무대 진출 이후 맨유와 함께 숱한 트로피를 들어올려 왔지만, 유독 FA컵과는 인연이 없었다.
반면 맨시티는 1981년 준우승 이후 20년 만에 결승에 진출하는 기쁨을 맛봤다. 맨시티는 18일 볼튼-스토크시티전 승자와 다음달 15일 같은 경기장에서 대망의 우승컵을 놓고 한판 승부를 펼친다.
이날 맨유는 간판 공격수인 웨인 루니가 욕설 파문으로 인한 징계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이에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를 원톱에 놓고 박지성을 처진 공격수로 활용하는 4-2-3-1 시스템을 가동했다.
맨시티 역시 카를로스 테베즈가 부상으로 결장한 가운데 마리오 발로텔리를 최전방에 배치하고 야야 투레가 그 뒤를 받치게 했다.
전반전은 치열한 공방전 끝에 0-0으로 끝났다. 전반 14분 박지성은 상대 페널티 지역 중앙에서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찔러줬다. 이를 받은 베르바토프가 골키퍼와 1대 1 기회를 잡았지만 슈팅은 아쉽게 골키퍼 선방에 가로막혔다. 전반 34분에는 발로텔리가 30미터가 넘는 대포알 슈팅으로 맨유의 간담을 서늘케 했지만 득점에는 실패했다.
승패가 갈린 것은 후반 8분이었다. 수비 진영에서 마이클 캐릭이 서둘러 처리하려던 공이 바로 앞에 있던 투레에게 연결됐다. 그는 곧바로 페널티지역 중앙까지 돌파해 맨유 수비진을 흔들어 놓은 뒤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골키퍼 에드윈 판데르 사르가 재빨리 나왔지만 다리 사이로 빠지는 슈팅을 어찌할 수 없었다.
이후 맨유는 하비에르 에르난데스, 안데르손을 연달아 투입하며 만회골을 노렸지만 맨시티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후반 27분에는 폴 스콜스가 상대 선수 허벅지를 걷어차며 퇴장까지 당해 수적 열세에 놓였다.
박지성은 후반 36분 존 오셔의 크로스를 받아 헤딩 슈팅을 시도했지만 조 하트 골키퍼 정면을 향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맨유는 실점을 만회하지 못한 채 결국 0-1로 패배했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