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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로스네프트, 북극해 석유개발계획 '좌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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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현지법인 TNK-BP와 협상 결렬.. 서투른 대응에 역풍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과 러시아 최대 국영 석유회사 OAO로스네프트의 북극해 대륙붕 석유 공동 개발 프로젝트가 좌초 위기에 몰린 가운데 BP와 러시아 현지합작사 TNK-BP의 러시아측 파트너 그룹 AAR(알파-억세스-레노바)과의 협상이 결렬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 관계자를 인용해 BP측이 AAR을 달래기 위해 TNK-BP 지분 50%를 인수하는 방안까지 제의했으나 AAR이 거부했다면서 협상이 BP와 로스네프트의 합의 최종시한을 앞두고 결렬됐다고 전했다. BP측은 TNK-BP의 기업가치를 500억 달러로 평가한 가운데 250억 달러를 제의했지만 AAR측은 700억 달러라고 주장하면서 350억 달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일간지 베도모스티는 BP와 로스네프트가 합의 시한을 연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BP는 지난 1월부터 로스네프트와 석유 공동개발을 위한 160억 달러 규모의 주식스왑 체결을 추진해 왔으나 AAR측은 이 계약이 BP와 맺은 자사의 우선권을 침해한 것이라면서 반발하고 나섰다. 러시아 내의 신규 프로젝트는 TNK-BP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양측의 합의를 깬 것이라는 주장이다. BP측은 합의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TNK-BP측에 북극해 사업 참여와 충분한 프리미엄을 제안했지만 AAR이 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BP 관계자는 AAR과 더 이상의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멕시코만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원유유출 사태로 막대한 손실을 입었던 BP는 로스네프트와의 제휴를 통해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됐다. 때문에 BP의 투자자들은 이번 사태에 큰 실망을 나타내고 있다. 한 BP측 투자자는 “공방이 계속된 지난 3개월간 로버트 더들리 BP 최고경영자는 전혀 주도권을 행사하지 못했다”면서 “지금까지 결과를 볼 때 BP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순진하게 접근했다”면서 비판했다. 다른 투자자도 “AAR의 진의는 어떤 거래도 막겠다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BP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의 ‘충고’를 귀담아 들었어야 했다고 분석했다. BP가 로스네프트와의 파트너십 추진을 발표했던 1월 당시 푸틴 총리는 “크렘린(러시아 정부)가 러시아의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라고 발언했다. AAR은 이를 일종의 배신행위로 받아들였고 결과적으로 그의 발언은 ‘올리가르흐(러시아 재벌)’들의 힘을 정부조차 제지할 수 없음을 예고했던 셈이 됐다.


BP측 관계자는 독자적으로 AAR을 제소하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14일 현지시간 열릴 예정인 BP의 연례 주주총회는 더들리 CEO와 BP의 미숙한 대응을 질타하는 성토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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