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현준 기자] 화폐전쟁, 진실과 미래/ CCTV 경제 30분팀 지음/류방승 옮김/랜덤하우스/1만9800원
이 책의 다른 이름은 '중국의 화폐지배 계획'쯤 될 것같다. 중국공영방송인 CCTV에서 제작한 프로그램을 토대로 작성된만큼 중국 주류의 속내를 드러내놓고 있다. 제작진은 "중국 위안화는 앞으로 기축 통화의 위치를 차지해야하고, 이를 위해 대국답게 나가야 한다"고 선언한다. 중국인들이 말하는 '대국의 풍모'가 주변국에게는 '안하무인'으로 비춰지는 사례가 근래에 부쩍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책을 접하는 한국인들은 불편할지 모르겠다.
세계화폐로 인정받으려면 무역결제 수단→금융거래 수단→기축통화 확립이란 3단계의 경로를 거쳐야 한다. 제작진의 진단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위안화는 2단계인 금융거래 수단으로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2008년말 국제 금융위기는 위안화가 자연스럽게 아시아 각국의 금융에 침투하게된 호기였다. 중국 인민은행이 한국, 홍콩, 벨라루스 등 6개국 중앙은행 및 화폐 당국과 6500억 위안의 통화 스와프 협정(어느 한 나라가 외환 위기에 빠지면 다른 나라가 외화를 즉각 빌려주기로 하는 약정)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중국이 추진하는 통화 스와프는 차관방식을 통해 위안의 사용 범위를 역외로 확대하는 좋은 통로다"고 말한다. 통화 스와프 체결을 통해 금융거래 수단으로서 위안의 위치를 확고히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제작진은 이를 통해 "대국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고 호평한다.
그러나 자만하기에는 이르다. 엔화라는 선례가 이를 증명한다. 일본도 1985년 '엔의 국제화에 관해'같은 문건을 발표하면서 달러에 도전했지만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처참하게 패했다. 엔화는 지금의 위안화처럼 각종 차관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처절한 실패를 맛봤다. 일본에 한방 먹이려는 미국이 엔화 절상과 초저이율을 실시토록 압박해 들어갔기 때문이다. 초반에는 엔화의 구매력이 급상승하고 자자산이 늘어나는 듯했지만 결국 거품붕괴로 일본경제는 무릅을 꿇고 말았다. 제작진은 이게 '미국의 음모'라는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제작진은 위안화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다고 걱정한다. 위안화가 절상 압력을 받으면서 '자산버블, 통화팽창, 투자열기'에 휩싸여서다. 이 때문에 일본이 걸어간 길을 가지 않으려면 금융시장을 정비하라고 제작진들은 권고한다. 그럼에도 위안이 기축 통화로 올라선다는데는 의심을 하지 않는 듯하다. 제작진은 호기롭게 이런 속담을 읊고 있다" 복숭아나무와 오얏나무는 말이 없으나 꽃과 열매가 사람들 끌어 그 아래 저절로 길이 생긴다"
박현준 기자 hjun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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