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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망]제갈량과 주유..선택과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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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소설 '삼국지연의'의 하이라이트는 삼국의 주역이 자웅을 겨룬 '적벽대전'이다. 단신으로 유비의 아들 유선을 안고 조조의 100만대군 사이를 헤쳐 나온 조운(조자룡), 장판교 앞에서 호통 소리로 조조군의 장수를 숨지게 한 장비, 짚단을 채운 배로 하룻밤 새 화살 10만개를 얻어 주유를 놀라게 한 제갈량, 제갈량의 동남풍과 방통의 연환계로 인한 화공. 소설(삼국지연의) 속 주인공인 유비의 측근들의 믿기지 않은 활약들의 축약판을 보는 듯 하다.


유비 일파 주연에 오나라 손권 일당이 조연을 하고, 조조가 악역을 한 삼국지연의 속 적벽대전의 현실은 소설과 꽤 다른 것으로 보인다. 정사에 보면 조조는 적벽에 도착해 유비와 싸웠지만 형세가 불리했다. 이때 역병이 유행해 관리와 병사가 많이 죽었다. 그래서 조조는 군대를 되돌리고, 유비는 형주와 강남의 여러 군을 차지하게 됐다고 돼 있다. 삼국지 유비전에는 손권은 주유·정보 등 수군 수만을 보내 선주(유비)와 힘을 합쳐 조공과 적벽에서 싸워 크게 이겨 그 배를 불태웠다고 한다.

근래 나온 중국에서 만든 영화 '적벽대전'에서는 주유가 주인공이다. 양조위가 연기한 주유는 사실상 적벽대전의 총 사령관 역할을 한다. 소설 삼국지연의를 따르더라도 유비군의 군세는 미미했다. 전투의 주력은 주유의 오나라 군이 될 수밖에 없었다. 병력이 적은 소설 속 주인공 제갈량으로서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 했다.


이 전투로 조조의 천하통일은 미뤄지고, 삼국시대가 본격 전개된다. 손권은 강남을 확실히 장악, 오나라의 터를 공고히 했고, 유비는 형주지역을 손에 넣어 훗날 촉(지금의 사천성)으로 진출할 터전을 잡는다. 유비 군은 이 전투에서 보조역할에 불과했지만 전투 결과, 처음으로 강력한 지역 기반을 가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적벽대전의 최대수혜자가 됐다.

일본 대지진 이후 국내 증시는 세계 주요국 증시 중 가장 가파른 상승을 했다. 3월15일 장중 1880대까지 밀렸던 코스피지수는 불과 보름여만에 2130대를 넘어섰다. 이후 고점에 대한 부담으로 잠시 주춤거리고 있지만 지수는 여전히 2120대에서 움직일 만큼 국내 증시는 강한 모습이다.


강한 장의 중심은 단연 외국인이다. 3월16일 5억원 순매수를 시작으로 16일부터 매일 1000억원 이상씩 순매수하며 증시를 끌어올렸다. 코스피시장에서 전날(11일)까지 무려 18일 연속 순매수한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4조7000억원을 넘는다.


최근 이들 외국인이 주춤하면서 지수도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그래도 외국인의 매수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란 게 다수 의견이다. 일단 환율이 우호적이다. 원/달러 환율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연일 경신 중이다. 원화강세에 따라 외국인은 앉아서 환차익을 보고 있는데 지금은 한국정부가 원화강세를 좀더 용인하는 분위기다.


앤캐리 트레이드로 인한 글로벌 유동성 확대도 외국인 매수에 긍정적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앤캐리 트레이드 여부를 판단할 때 기준이 되는 호주달러와 코스피지수의 움직임이 비슷한 궤적으로 그리고 있다. 이는 앤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코스피시장에 유입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코스피시장을 올린 것은 외국인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시장대비 많이 오른 종목이나 업종은 외국인이 산 게 아니라 기관이 집중적으로 매수한 종목과 업종이다.


시장 전체(지수)를 산 외국인들과 달리 기관은 펀드환매 자금때문에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었다. 외국인이 4조7600억원을 순매수하는 동안 기관은 2조13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달 17일 이후 기관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운수장비업종(8829억원 순매수)은 지난 8일까지 18.08% 상승했다. 코스피 전체 업종 중 단연 으뜸이다. 기관이 2170억원을 순매수한 유통업도 12.00%나 올랐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대부분이 인덱스 중심, 즉 종목이나 특정 업종보다 시장을 매수했지만 기관은 펀드환매로 자금 운용이 제한되면서 될 성 부른 나무나 업종에 집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물론 이들 업종은 외국인도 순매수한 업종이다. 외국인은 운수장비를 7818억원, 유통업을 2309억원 순매수했다. 즉, 외국인이 사는 종목 중 기관의 집중 매수가 이뤄진 종목들의 상승률이 돋보였다.


반면 지난 3월17일 이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산 업종은 전기전자(IT)업종 상승률은 3.25%에 불과했다. 외국인이 무려 1조3771억원을 순매수했지만 기관이 1조2170억원을 순매도했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7620억원을 수매수한 금융업의 상승률도 3.19%밖에 안된다. 기관의 1조539억원 순매도 물량이 발목을 잡은 결과다.


이 팀장은 "기관의 선택과 집중이 외국인과 동시 순매수로 나타나거나 외국인 매수로 연결되면서 관련종목을 상승으로 이끌며 그렇지 않아도 차별적 움직임을 보인 업종별 차별화 현상을 더욱 확대시키는 계기로 작용했다"며 "앞으로도 지수의 방향성은 외국인 매수 기조를 통해 결정하되 종목이나 업종별 대응에서는 기관의 선택과 집중을 우선적으로 참고하라"고 조언했다.


이날 새벽 뉴욕 증시는 보합권에서 혼조 마감했다.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어닝 시즌(실적 발표)을 앞두고 관망세가 형성된 것으로 분석된다. 장 중 국제통화기금(IMF)이 미국과 일본의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0.2%P 하향 조정했다는 소식은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뉴욕 증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1.06포인트(0.01%) 오른 1만2381.11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는 전일 대비 3.71포인트(0.28%) 내린 1324.46, 나스닥 지수는 8.91포인트(0.32%) 하락한 2771.51을 기록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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