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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평론가 황덕호, 'Three Guitars' 관람기 - 남자 3, 기타 3...감성의 현, 삼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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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평론가 황덕호, 'Three Guitars' 관람기 - 남자 3, 기타 3...감성의 현, 삼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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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재즈' 좀 듣는다는 음악 애호가들도 순간 놓쳐버린 보석 같은 재즈 공연이 있었다. 4월 6일 오후 8시 서울 중구 호암아트홀에서 진행된 세계 최고의 재즈 기타리스트들로 손꼽히는 영국의 마틴 테일러와 스웨덴의 울프 바케리우스 그리고 한국의 잭 리 등 3인3색의 재즈 기타리스트들이 뭉친 'Three Guitars' 공연이 바로 그것. 날카로운 심미안과 필력으로 유명한 '재즈 애호가' 황덕호 재즈 칼럼니스트가 재즈의 치명적인 매력을 한국 관객들에게 제대로 선보인 'Three Guitars'의 생생한 관람기를 본지에 보내왔다.

재즈 평론가 황덕호, 'Three Guitars' 관람기 - 남자 3, 기타 3...감성의 현, 삼삼하다 영국의 재즈 기타리스트, 마틴 테일러

국내 재즈 팬들의 시선은 아마도 이미 4월을 넘어 5월초에 꽂혀 있을 것이다. 허비 행콕 밴드 그리고 팻 메시니와 친구들(하지만 이 밴드의 정체는 밴드의 일원인 게리 버턴이 실질적으로 이끄는 게리 버턴 쿼텟으로 보인다)이 거의 같은 날(5월 10~11일) 내한공연을 갖기 때문이다. 재즈 계의 두 거물이 거의 동시에 내한하는 초유의 상황에서 재즈 팬들은 한 달 뒤에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벌써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5월의 화려한 스케줄을 응시하고 있을 때 결코 놓칠 수 없는 재즈공연 한 편이 마치 '매복'이라도 했던 것처럼 4월 6일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갔다. 세 대의 기타. 연주자는 잭 리, 울프 바케니우스 그리고 마틴 테일러. 공연 홍보의 측면에서 이 공연을 굳이 매복이라고 표현한 것은 이들 이름이 함께 했을 때의 흥미로움은 어지간한 재즈 팬의 눈이 아니라면 포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허비 행콕, 팻 메시니 정도의 명성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이 공연은 당연히 관심 밖의 무대였으며, 재즈를 꽤 듣는다는 분들에게는 국내 연주자(잭 리)와 국내 무대에 빈번히 섰던 연주자(울프 바케니우스, 그는 최근까지 나윤선과 긴밀히 작업해 왔다)의 협연이 그저 시시하게 보였을 지도 모른다.


재즈 평론가 황덕호, 'Three Guitars' 관람기 - 남자 3, 기타 3...감성의 현, 삼삼하다 스웨덴의 재즈 기타리스트, 울프 바케니우스

그러나 골수 재즈 팬이라면 이 공연을 놓칠 수 없었던 몇 가지 포인트가 있었다. 그 첫째는 또 한 명의 기타리스트, 마틴 테일러다. 그는 재즈 바이올린의 거장 스테판 그라펠리와 1980년대 늘 함께 활동했던 기타리스트로, 그라펠리와 함께 했던 기타의 전설 장고 라인하르트와 조 패스의 주법을 자기 안에서 완벽하게 용해시킨 연주자이다. 재즈 기타의 진정한 마니아라면 이 명인의 뜻밖의 내한을 결코 놓칠 리 없다. 두 번째 포인트는 이 세 명의 기타리스트가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연주자란 점이다. 바케니우스는 '오스카 피터슨 쿼텟'의 일원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지만 무대에서 스스로 밝혔다 시피 팻 메시니로부터 깊은 영향을 받은 '현대적인' 기타리스트이며 잭 리는 밥 제임스와의 협연 그리고 자신의 여러 음반에서 들려주었듯 '퓨전재즈' 기타의 범주 안에 들어갈 연주자다. 결국 이 팀은 3인3색이다. 이들은 함께 녹음한 적도 없으며 더욱이 잭 리는 이날 테일러를 처음 만났다. 하지만 재즈의 묘미는 음악적 언어가 완벽하게 일치된 상황에서뿐만 아니라 즉석에서 이뤄진 '이종교배' 속에서도 이뤄진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 아슬아슬한 불협화음의 긴장은 재즈가 선사하는 짜릿한 별미다. 그리고 그 짜릿한 별미가 다른 악기가 아닌, 그리고 다른 악기의 반주가 전혀 없는 기타라는 악기를 통해 연출된다는 점이 세 번째 포인트이다. 만약 세 명의 관악기 주자가 아무런 반주 없이 즉석에서 함께 연주했다면 그것은 완성된 음악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반대로 세 명의 피아니스트가 함께 연주했다면 우리 귀는 과잉의 소리에 피곤했을 것이다. 즉흥의 '날 것'과 트리오 앙상블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담아낼 수 있는 것은 아마도 기타만이 유일할 것이다.


재즈 평론가 황덕호, 'Three Guitars' 관람기 - 남자 3, 기타 3...감성의 현, 삼삼하다 한국의 재즈 기타리스트, 잭 리

물론 이 연주자들의 조합을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테일러와 바케니우스는 이미 기타 2중주로 아시아 여러 나라를 투어하고 있었고 한국 공연에는 평소 울프와 친분이 있던 잭 리가 더해진 상황이었다. 이미 호흡을 맞춘 두 탁월한 기타리스트 사이를 급작스럽게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는 것은 잭 리에게 아마도 큰 부담이었을 테고 그것은 어쩔 수 없이 무대 위에서 간간히 드러났다. 하지만 그와 바케니우스가 장고의 후계자 비렐리 라그렌느의 작품을 아름다운 화음으로 연주할 때, 여기에 테일러가 가세해 메시니의 작품을 제 각각의 스타일로 해석할 때 열아홉 현의 울림(테일러는 보통 기타와는 다른 7현 기타를 연주했다)은 음악당을 황홀하게 가득 채웠다. 이것은 이들 각각의 음반을 통해서는 도무지 상상할 수 없었던 현장의 음악, 그것도 재즈만의, 더욱 좁혀 이야기하자면 재즈기타만의 황홀경이었다. 이 음악을 무딘 기억 속에서만 간직하기에는 너무 아까웠다. 재즈 팬의 욕심은 꿈틀댄다. 한 번 더 내한하거나 혹시 녹음 계획은 없을까?




황덕호(재즈애호가)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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