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집안 마트·슈퍼·홈쇼핑·닷컴, 중복 투자·동일 고객군 상대 경쟁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롯데그룹 내 유통계열사인 롯데마트와 롯데홈쇼핑, 롯데닷컴, 롯데슈퍼 간 중복투자나 동일 고객군을 상대로 한 온라인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특히 롯데홈쇼핑의 인터넷쇼핑몰인 롯데아이몰(www.lotteimall.com)과 롯데닷컴(www.lotte.com)은 판매하는 품목도 유사한데다, 주요 제품을 롯데백화점으로부터 공급받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어 경쟁이 더욱 치열한 상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아이몰과 롯데닷컴은 롯데백화점으로부터 제품을 공급받고 있다. 하지만 주요 고객층은 엇비슷하다. 이러다보니 업체간 경쟁도 치열하다. 롯데아이몰은 '롯데그룹 대표 쇼핑몰'이라는 타이틀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반면 롯데닷컴은 '롯데백화점을 인터넷으로'라는 구호로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그런가하면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도 온라인 시장에서 중복상품을 판매하며 경쟁 중이다. 롯데슈퍼는 지난 2009년 11월 온라인 마켓을 열어 최근에는 전체 매출의 5%를 온라인 시장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롯데슈퍼 관계자는 "생수와 라면, 우유 등을 중심으로 온라인 시장의 매출이 일어나고 있고, 온라인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도 판매되는 상품의 구성과 매출이 롯데슈퍼와 비슷하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마트에서 주로 판매되는 생필품을 중심으로 온라인 매출이 확대되고 있고, 온라인 판매를 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계획을 전했다. 결국 '롯데'라는 같은 집에 사는 네 명의 가족이 각각 유사시장과 고객군을 놓고 인터넷상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특히 온라인몰을 운영하는 4개 회사 가운데 롯데홈쇼핑을 제외하면 모두 롯데쇼핑에 소속돼 있다. 롯데홈쇼핑도 53.03%의 지분을 롯데쇼핑이 갖고 있어 사실상 한식구다.
중복투자와 가족간 경쟁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통합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롯데슈퍼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구매를 해도 상품배송은 인접해 있는 매장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점포가 중복되지 않는 이상 시장이 겹치는 사례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슈퍼와 대형마트의 상권이 겹치는 지역이 적지않다.
뿐만아니라 이들은 "계열사별로 독자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온라인몰을 통합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사업별 경쟁체제를 갖고 있어 중복된 사업임을 알면서도 협력은 안된다는 것이다.
롯데가 이율배반적인 모습으로 가족다툼을 하는 반면 지난 2009년 11월 브랜드를 통합한 GS샵의 경우 브랜드 통합과 함께 온라인 시장을 단일화하면서 적지 않은 이익을 보고 있다.
GS샵 관계자는 "통합을 하면서 상품을 소싱하고 영업과 마케팅을 하는데 효율적"이라며 "이전에는 홈쇼핑에서 구매계약을 맺은 상품은 홈쇼핑을 통해서만 공급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최근에는 같은 제품을 홈쇼핑과 인터넷, 카탈로그 등에 복수로 공급해 긍정적인 효과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윤재 기자 gal-ru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