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류승범 "나는 내 얼굴에 침을 뱉는다"(인터뷰)

시계아이콘05분 09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글자크기

류승범 "나는 내 얼굴에 침을 뱉는다"(인터뷰)
AD


[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류승범은 믿지 않았다. 영화 '부당거래' '수상한 고객들'의 연기에 대한 칭찬에 그는 "고맙지만 부끄럽다"면서 간신히 입 꼬리를 올렸다. 불친절해 보이는 이 같은 겸손은 류승범 본인의 주장과 주의 측근들의 증언에 따르면 "솔직한 감정 표현"이다.

영화 '수상한 고객들' 언론시사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보여준 경직된 불친절함도 비슷한 맥락이다. 영화 시사 후 유난히 굳은 표정으로 "멍하다"는 말과 함께 취재진의 질문에 즉답을 내놓지 못했던 류승범은 이후 언론의 질타를 받아야 했다. 그는 "솔직 담백하면서도 진지하게 말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며 "다만 내 태도가 때와 장소에 어울리지 않았다면 겸허하게 비판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류승범은 혼란에 싸여 있는 듯했다. '수상한 고객들'에 대해서도 자신의 연기에 대해서도 정리가 안 됐다고 말했다. 내용만 대신 정리하면 '수상한 고객들'은 연봉 10억원 계약을 눈앞에 둔 보험 컨설턴트가 자살 시도 경력이 있는 고객들의 삶에 희망을 주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이야기다. 류승범의 연기도 간단히 정리하자면, 꽤 훌륭하다. 능청스런 표정 연기, 코믹한 말투와 대사,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 표현이 류승범의 진가를 알려준다. 14일 영화 개봉을 앞두고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류승범을 만났다.

- '수상한 고객들' 연기에 대해 호평이 많다.
▲ 부끄럽다. 겸손해야겠다는 마음에 하는 말이 아니다. 요즘 나 자신을 자주 만난다. 나 자신을 지켜보고 공부하는 중인데 칭찬을 듣기에는 부끄러운 면이 많다. 배우가 다 배우는 아닌 것 같다. 누가 불러주니까 배우라고 불리는 것이다. 나 자신이 더욱 더 성장해야 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


- 촬영하는 동안 지난 겨울 추위로 인해 고생이 많았다고 들었다.
▲ 유난히 추웠던 것 같다. 추위 빼면 할 얘기가 없을 정도다. 혹독했다. 영하 10도의 날씨에 비를 맞는 장면이 있는데 물에 젖은 채로 가만히 있으면 얼어버린다. 그걸 다시 녹여야 촬영할 수 있다. 온탕과 냉탕을 오가며 찍으니 한기가 더 크게 느껴진다. 다행히 감기는 안 걸렸다. 철저히 긴장을 하고 가면 아플 시간이 없다.


- 영화 내용상 밤 촬영이 많아 더 힘들었겠다.
▲ 밤을 잘 못 새는 편이라 새벽 3시가 넘으면 큰 고비가 찾아온다. 스태프들이 나를 인간시계라 부를 정도다. 잠과 싸우는 게 쉽지 않다. 조감독님이 신경을 많이 써줘서 밤을 꼬박 새고 찍지는 않았다. 잠을 이기는 방법은 없다. 그저 악과 깡으로 버틸 수밖에.


- 시나리오를 읽은 첫 느낌이 어땠나.
▲ 원래 봄부터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비 맞는 장면을 걱정하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이었다. 첫 느낌은 푸르렀다고 할까. 실제로 촬영된 영화는 회색빛이 감돈다.


- 어떤 점에 끌렸나.
▲ 소통이었다. 최근 자살이란 화두가 우리에게 확 다가오지 않았나. 항상 자살에 관한 기사가 나오면 '왜'라는 질문이 끊이지 않는다. 그런 부분의 소통에 관심이 갔다. 나도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안 해서 그렇지 어떤 순간에는 비관적인 생각을 갖게 되지 않나.


- 주인공이 여러 인물을 만나러 다니는 것이 주 내용이다 보니 출연 비중이 80%가 넘는다. 중압감은 없었나?
▲ 초반엔 내 출연 분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감독님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주인공이 너무 많이 등장하면 그 인물의 몫이 오해를 받을 소지가 있다. 배우로서도 더욱 섬세하게 연기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내가 연기한 병우가 관조적 시점을 가지고 있으면 했다. 병우가 너무 많이 나오면 캐릭터가 지닌 애초의 의미와 달라지지 않을까 걱정했다.


영화에서 류승범이라는 사람이, 배병우라는 캐릭터가 개인기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으면 했다. 물 흐르듯 강물에 휩쓸려 가듯 자연스런 느낌이면 좋을 것 같았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배병우가 많은 신을 지배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것 때문에 부담이 안 됐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하나의 축과 주인공이 여러 인물을 만나야 완성되는 축이 공존해야 하는데 그 균형이 힘들었다. 균형을 잡고 정확한 계산 하에 연기하면 좋을 텐데 그게 완벽하게 되지는 않잖은가.


- '수상한 고객들'에서 한 연기가 불만스러운가.
▲ 어떻게 완성이라거나 만족이라고 말할 수 있겠나. 어떤 작품이건 100% 만족은 있을 수 없다. '불만족'이라고 말하는 건 너무 강한 표현이다. 내 생각에 아쉬운 측면도 있고 생각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 내 영화를 보는 게 점점 힘들어진다. 점점 객관적일 수 없게 되고 그래서 되물어 보게 된다. '내가 맞다'라는 생각이 점점 파괴된다. 자기 질문의 시간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


- 스스로를 괴롭히는 편인 것 같다.
▲ 그런 것 같다. 자기 얼굴엔 자기밖에 침 못 뱉는다. 고흐는 자기 귀를 잘랐다. 자기성찰의 시간이 굉장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자기성찰이 없으면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게 아닌가 싶다. 어쩌다 보니 '배우 류승범'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책임을 져야하는 것이다. 내가 내 얼굴에 침을 뱉기도 해야 한다. 내 부족한 부분 중 하나인데 자학을 즐겨 한다. 자꾸 자학으로 가면 안 되는 걸 아는데도 그렇다. 자기성찰은 좋은데 자해는 좋지 않다. 가파르지 않은 경사를 타고 차분하게 올라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잔 파도를 겪으며 올라가는 사람이 있다. 나는 후자에 가깝다. 내 안에 싸움이 치열하다. 좀 더 성숙해지기를 나도 바란다.


류승범 "나는 내 얼굴에 침을 뱉는다"(인터뷰)



- 남들 앞에서 속마음을 잘 감추는 성격인 것처럼 보였다.
▲ 나도 잘한다고 생각했다. 원만한 곡선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좀 더 노력해야 하는 것 같다. '진짜 어른'이 되기를 항상 꿈꾼다.


- 성격이 많이 예민한가.
▲ 그런 것 같다. 나 자신이 힘들 때 나 혼자 조용히 처박혀 있으면 괜찮은데 그렇게 안 되니 주위사람들이 싫어할 때도 있다. 가끔은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조차 이기적으로 굴 때가 있다. 자기애가 강하니까 주위사람을 못 돌아볼 때가 있다


- 여자친구(배우 공효진)를 힘들게 할 때도 있나.
▲ 그렇다. 정말 뭣 같은 놈을 사랑으로 감싸준다는 게 늘 고맙다.


- 좋은 배우란 건 어떤 존재인가.
▲ 잘 모르겠다.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좋은 배우가 돼야겠다고 생각한다. 삶을 굉장히 진지하게 살아가려고 노력 중이다. 주위 분들에게 구린 놈이 되지 말아야 한다. 구린 짓도 그만 하고 치열하고 진지하게 살아가려고 한다. 모든 문제는 내게 있는 것 같다. 예전에는 남 탓도 많이 했다. 어떤 영화는 작품에 임하는 태도가 구린 지점이 있기도 했다. 내 자신에게 물어봤을 때 '구리지 않다'고 답할 정도로 살고 싶은데 잘 될지 모르겠다. 겁쟁이여서.


- 시사회 때 태도가 논란이 됐다.
▲ 요즘엔 뭐든지 잘 모르겠다. 명쾌한 게 별로 없다. 저는 그 자리에서 굉장히 솔직 담백하면서 진지하게 말했다. 그래서 후회는 없다. 내 태도가 때와 장소에 어울리지 않았다면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 질문에 답을 하지 않은 이유는?
▲ 그저 멍하더라. 영화가 좋고 나쁘고, 생각한 영화가 맞고 아니고를 떠나서 멍했다. 영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좋은데 다른 생각들이 교차한다. 아직도 명쾌하게 고민이 뭔지 모르겠다. 단순 명쾌하게 정리되면 좋을 텐데. 일부러 후벼 파려했던 건 아니다. 내가 대답할 만큼의 준비도 안 됐고 속으로도 '어? 뭐지? 뭘까?' 하고 질문을 갖게 되니까 답을 못 하고 대답을 망설이는 것이다. 그날뿐만 아니라 계속 멍한 상태의 연속인 것 같다. 요즘 계속 '난 뭐지?' 하는 생각이 든다. 잡념이 아니라 내가 생각해서 해결할 수 없는 거대한 질문들이 덩어리로 차 있다. 그래서 내 말투나 제스처가 어색하다. 나 자신을 보면 어정쩡하고 어색하다.


- 조금 더 고민이 적고 명쾌했던 데뷔 초가 그립지 않나.
▲ 투박하고 멋이 없을 수도 있지만 그때는 나 자신을 이렇게 괴롭히진 않았던 것 같다. 예전에도 고민을 좋아하는 성격이긴 했다. 21살 때 원형탈모가 왔으니까. 고민은 나뿐만 아니라 다들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특성에 따라 푸는 방법이 다르겠지. 나도 방법을 잘 찾아서 혼란이 없도록 중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 '수상한 고객들'에는 성동일 박철민 등 선배 배우들과 이야기하며 조언을 들을 일도 많았을 것 같다.
▲ 성동일 선배에게 많이 들었다. 직업에 대한 생각을 많이 들으면서 이 분은 이렇게 접근하면서 사시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박철민 선배와도 이야기를 나누며 '이 선배는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하고 느끼면서 나다운 것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주연으로서 여러 선후배 조연 배우들과 연기해보니 어떻던가.
▲ 사람들이 말하는 주인공이 있기는 하지만 현장에서 만드는 주인공은 따로 없다. 성동일 박철민 선배가 진정한 주인공 역할을 해줄 때 그분들이 괜히 선배가 아니라는 사실을 절감했다. 내가 지쳐 보이면 나를 재미있게 해주기도 하고 먹을 것도 챙겨줬다. 여러모로 고마웠다. 그런 분위기에 있으니 후배들에게도 신경을 쓰게 된다. 영화 특성상 이야기 좀 할 만하면 술자리가 끝나고 한 배우와도 친해질 만하면 다른 배우와 찍어야 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그래서 혼자 있는 시간도 많았다.


- 미래계획을 잘 세우지 않는다고 종종 말했다. 보험을 들어놓은 것도 없다던데.
▲ 아, 자동차 보험은 들었다. 누군가 권유를 해준 적이 있다면 보험에 대해 생각이라도 해봤을 텐데 그런 적이 없었다. 아직까진 잘 모르겠다.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지 않는 것은 자유롭게 움직이고 싶은데 방해가 되지 않을까 해서다.


- 결혼도 그래서 하지 않는 것인가.
▲ 결혼은 조금 다른 측면이 있다. 아직 안 해봐서 그런지 모르지만 결혼에 묶인다는 생각보다는 준비가 안 됐기 때문에 안 하는 것이다. 부자연스럽지 않고 삐걱거림이 없어야 하니까.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 여자친구도 생각이 같은가.
▲ 비슷하다. 일이나 취향은 다를 수도 있지만 그 부분에 있어선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


- 다음 작품 계획은 어떻게 되나.
▲ 아직 없다. 지난달에 프랑스 파리에 다녀왔는데 우연찮게 좋은 친구를 만났다. 언더그라운드 음악을 하는 프랑스인인데 다음달에 자기 앨범 녹음이 있어서 구경시켜준다고 했다. 음악을 만드는 데 참여하는 건 아니다.


- 음악을 공부할 생각은 없나?
▲ 이제는 내가 음악을 진짜 좋아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음악을 많이 들었기 때문에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생각하기도 한다. 모든 게 망가질 수 있는 상황인데도 음악을 할 것이냐고 묻는다면 답을 못 하겠다. 음악을 공부해보고 싶은 건 분명하다.


류승범 "나는 내 얼굴에 침을 뱉는다"(인터뷰)




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 kave@
스포츠투데이 사진 이기범 기자 metro83@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06.2208:00
    추가파병으로 러와 밀착하는 北…中 부담느끼는 이유
    추가파병으로 러와 밀착하는 北…中 부담느끼는 이유

    북한이 러시아에 6천 명 규모의 공병 부대를 추가로 파견하기로 하면서 동북아 정세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이미 1만4000여명의 전투 부대를 파병한 상황에서 추가 파병이 이뤄지면 총 2만명 이상의 북한군이 러시아에 파병된다. 국제사회가 대북제재 위반이라며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중국도 상당히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에 파견되는 북한 공병 부대는 전투보다는 점령지 방어에 집중할

  • 25.06.2109:00
    이스라엘의 이란 타격, '라이징 라이언' 작전…北 긴장시킨 이유
    이스라엘의 이란 타격, '라이징 라이언' 작전…北 긴장시킨 이유

    이스라엘이 이란을 대상으로 한 군사작전에 '라이징 라이언(Rising Lion·일어서는 사자)'이라는 작전명을 붙이면서 그 배경과 의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작전명은 구약성경 민수기 23장 24절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구절은 "백성이 암사자 수사자 같이 일어나서 잡힌 것을 먹고 죽은 것의 피를 마시기 전에는 눕지 않을 것이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자는 고대부터 이스라엘 왕국의 상징이었으며, 이번 작전명

  • 25.06.1506:00
    결별과 화해 반복하는 트럼프와 머스크, 재결합하나
    결별과 화해 반복하는 트럼프와 머스크, 재결합하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관계가 극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취임 초기 '브로맨스'로 불릴 정도로 가까웠던 두 사람은 극심한 갈등을 거쳐 최근 다시 화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들의 관계 변화는 단순한 개인적 불화를 넘어 미국 정치와 산업계 전반에 큰 파장을 미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의 관계는 2024년 대선 당시 절정에 달했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을 전적으로 지원하며 선거 승리에

  • 25.06.1408:00
    트럼프가 가로막은 하버드 유학…美 대학 전역으로 퍼지나
    트럼프가 가로막은 하버드 유학…美 대학 전역으로 퍼지나

    트럼프 행정부가 하버드대학교를 겨냥한 전방위적 압박에 나서면서 전 세계 유학생들 사이에 큰 혼란이 일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중국 공산당과의 연계를 문제 삼고 있지만, 실제로는 하버드대의 진보적 성향과 반유대주의 시위에 대한 정치적 공세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몇 주간 세 차례에 걸쳐 하버드 대학교 유학생 등록을 막고 비자 발급을 취소하려 했지만, 매번 미국 연방법원의 제동에 부딪혔다. 하

  • 25.06.1109:50
    강원택 "국민의힘 한심, 다투는 것도 한가로워"
    강원택 "국민의힘 한심, 다투는 것도 한가로워"

    강원택 서울대 정치학부 교수가 아시아경제 시사 유튜브 채널 'AK라디오'에 출연해 "이재명 정부의 첫인사는 무난했다. 문재인 정부 첫인사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지난 10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충무로 아시아경제 스튜디오에서 1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강 교수는 "당장은 경제가 급하지만, 이 대통령이 국가의 장기 발전과 관련한 인프라를 깔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입법권이 사법권을 침해하는 듯한 모양새를 연

  • 25.06.1811:30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100대 기업 여성 정규직 5명 중 1명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100대 기업 여성 정규직 5명 중 1명

    "머슴살이를 해도 대감집에서 하라." 좁아진 취업문 앞에 취업 준비 청년들 사이에서 회자하는 자조적 속담이다. 어차피 일해야 한다면 복지와 급여가 좋은 회사에서 일하는 게 낫다는 의미에서다.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서울 관악종합고용지원센터를 찾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남긴 말이다. 이명박 정부의 정책 성패를 떠나 이 문구는 16년이 지난 지금도 정치권과 경제계 등에서 애용된다.

  • 25.06.1811:30
    대기업도 금융사도…여성 평균연봉, 여전히 남성 70% 수준
    대기업도 금융사도…여성 평균연봉, 여전히 남성 70% 수준

    근속연수와 연봉은 특정 기업의 양성평등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직관적인 지표다. 그러나 한국은 주요 선진국 가운데에서도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크다. 고연봉·좋은 처우로 대표되는 대기업조차 예외는 아니다. 양성평등지수 조사 대상인 100대 기업과 37개 금융사에서 여성 평균 연봉은 남성의 70% 수준에 그쳤다. 100대 기업 여성 평균연봉 7400만원…'연봉킹' SK텔레콤지난해 말 기준 국내 매출 상위 100대 기업의 여성

  • 25.06.1811:30
    뿌리 깊은 '채용 성차별' 인식…블라인드 방식 등 변화 시동
    뿌리 깊은 '채용 성차별' 인식…블라인드 방식 등 변화 시동

    기업의 양성평등은 채용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는 특정 성별을 우대하자는 의미가 아니라, 성별에 관계없이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실력 있는 인재를 선발하자는 취지다. 성평등 채용은 인사 과정의 공정성과 다양성을 높이는 가장 기초적인 출발점이다. 여성가족부와 경제단체들이 공동 발간한 '성평등 일자리, 차별 없는 채용이 만듭니다' 안내서에 따르면, 성평등 채용이란 채용 전 과정에서 합리적 이유 없이 성별을 채용

  • 25.06.1811:30
    한국, 성별 임금 격차 OECD 1위…"공시 의무화" 목소리도
    한국, 성별 임금 격차 OECD 1위…"공시 의무화" 목소리도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매년 회원국의 성별 임금 격차를 비교하는데, 한국은 1996년 가입 이후 매번 1위를 기록했다. 2023년 기준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29.3%로 2위인 일본(22%)과도 큰 차이를 보였다. OECD 평균은 11.3%, 유럽연합(EU) 27개국 평균은 9.4% 수준이다. 한국과 일본을 제외하면 임금 격차가 20%를 넘는 국가가 없다. 성별 임금 격차가 발생하는 배경은 다양

  • 25.06.1711:30
    "남자들도 무조건 쉬어라" 하는 회사도 있다는데…공시 의무에 '男육휴' 확산 기대
    "남자들도 무조건 쉬어라" 하는 회사도 있다는데…공시 의무에 '男육휴' 확산 기대

    국내 상장사는 매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경영 전반을 결산한다. 사업 개요부터 재무 상태, 지배구조, 이사회 구성, 임직원 현황 등을 아우른다. 특히 투자자와 이해관계자에게 기업의 성과와 방향성을 전달하는 중요한 자료다. 올해 초 공시된 2024년도 사업보고서부터는 새로운 항목이 추가됐다. 육아지원제도 및 유연근무제도 사용 현황이다. 저출생 문제 대응과 일·가정 양립 문화 확산을 위해 지난해 11월 기업공시 서식을 개

  • 25.06.2010:01
    수치로 본 변화…'韓日 산업 파트너십 60년'
    수치로 본 변화…'韓日 산업 파트너십 60년'

    1965년 한일기본조약 체결로 국교가 정상화된 이후 60년 동안 양국 간 산업 협력은 양적·질적 전환을 거쳐왔다. 한국무역협회가 20일 발표한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기업협력 보고서'에 따르면, 양국 교역 규모는 1965년 2억 달러에서 2024년 772억 달러로 352배 확대됐다. 1960년대 한국은 주로 원자재와 경공업 제품을 일본에 수출하고 고부가가치 제품을 수입하는 수직적 분업 구조에 있었지만, 최근에는 IT·중화학 제품을

  • 25.06.2009:51
    韓·日 뭉치면 세계 판도 바뀐다…"약점 채우는 최적의 조합"
    韓·日 뭉치면 세계 판도 바뀐다…"약점 채우는 최적의 조합"

    한국과 일본, 닮은꼴 두 나라가 나란히 변곡점에 섰다. 저출산과 고령화, 노동력 부족이라는 구조적 위기와 수출 중심 성장모델의 한계가 동시에 불거지며, 양국의 경제 시스템은 근본적인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여기에 미·중 기술패권 경쟁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외부 충격까지 더해지며 이제는 개별 대응이 아닌 '공동 시장'으로의 협력 전략이 절실해졌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양국의 경제 규모를 합치면 미국과

  • 25.06.2009:32
    "첨단·에너지·스타트업까지…구조적 '한일 협력' 시너지 절실"
    "첨단·에너지·스타트업까지…구조적 '한일 협력' 시너지 절실"

    "지난해 한국에 진출한 일본계 기업의 80.4%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 바이오헬스, 에너지, 탈탄소, DX(디지털 전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수요가 높다고 생각한다." 마에가와 나오유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제트로) 서울소장은 20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교류가 단순한 거래를 넘어 구조적인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2022년 8월 한국에 부임해 양국 산업계와 긴밀히 접촉해 왔다. 이처럼

  • 25.06.2009:32
    "고령사회 대응, 한일이 함께해야 실질적 성과 낼 수 있다"
    "고령사회 대응, 한일이 함께해야 실질적 성과 낼 수 있다"

    "2025년은 일본의 베이비부머 세대인 '단카이 세대'가 75세 이상 고령자로 진입하는 해다. 한국의 헬스케어, 시니어 관련 산업이 일본에 진출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다." 박용민 코트라(KOTRA) 일본지역본부장은 20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일본 내 고령자 산업의 수요 확대와 한국 기업과의 협력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는 "일본 정부는 2040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일본 전체 인구의 약 34.8%(3928만명)를 차

  • 25.06.2007:00
    정성호 "최고의 에이스가 국정운영 참여할 수 있게 해야"
    정성호 "최고의 에이스가 국정운영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편집자주인재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것은 국가운영의 성패와 직결한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은 괜히 나온 얘기가 아니다. 문제는 인재를 쓰고 싶어도 쓰기 어려운 현실이다. 인재를 찾아내 중요한 역할을 맡겨 보려 해도 본인이 고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공직자 검증을 위해 마련된 제도가 인재 등용을 차단하고 있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사생활 검증이 역량 검증에 우선해서는 곤란하다. 공직자 본인은 물론이고, 배우자와 자

  • 25.06.2208:00
    추가파병으로 러와 밀착하는 北…中 부담느끼는 이유
    추가파병으로 러와 밀착하는 北…中 부담느끼는 이유

    북한이 러시아에 6천 명 규모의 공병 부대를 추가로 파견하기로 하면서 동북아 정세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이미 1만4000여명의 전투 부대를 파병한 상황에서 추가 파병이 이뤄지면 총 2만명 이상의 북한군이 러시아에 파병된다. 국제사회가 대북제재 위반이라며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중국도 상당히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에 파견되는 북한 공병 부대는 전투보다는 점령지 방어에 집중할

  • 25.06.2109:00
    이스라엘의 이란 타격, '라이징 라이언' 작전…北 긴장시킨 이유
    이스라엘의 이란 타격, '라이징 라이언' 작전…北 긴장시킨 이유

    이스라엘이 이란을 대상으로 한 군사작전에 '라이징 라이언(Rising Lion·일어서는 사자)'이라는 작전명을 붙이면서 그 배경과 의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작전명은 구약성경 민수기 23장 24절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구절은 "백성이 암사자 수사자 같이 일어나서 잡힌 것을 먹고 죽은 것의 피를 마시기 전에는 눕지 않을 것이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자는 고대부터 이스라엘 왕국의 상징이었으며, 이번 작전명

  • 25.06.1506:00
    결별과 화해 반복하는 트럼프와 머스크, 재결합하나
    결별과 화해 반복하는 트럼프와 머스크, 재결합하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관계가 극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취임 초기 '브로맨스'로 불릴 정도로 가까웠던 두 사람은 극심한 갈등을 거쳐 최근 다시 화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들의 관계 변화는 단순한 개인적 불화를 넘어 미국 정치와 산업계 전반에 큰 파장을 미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의 관계는 2024년 대선 당시 절정에 달했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을 전적으로 지원하며 선거 승리에

  • 25.06.1408:00
    트럼프가 가로막은 하버드 유학…美 대학 전역으로 퍼지나
    트럼프가 가로막은 하버드 유학…美 대학 전역으로 퍼지나

    트럼프 행정부가 하버드대학교를 겨냥한 전방위적 압박에 나서면서 전 세계 유학생들 사이에 큰 혼란이 일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중국 공산당과의 연계를 문제 삼고 있지만, 실제로는 하버드대의 진보적 성향과 반유대주의 시위에 대한 정치적 공세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몇 주간 세 차례에 걸쳐 하버드 대학교 유학생 등록을 막고 비자 발급을 취소하려 했지만, 매번 미국 연방법원의 제동에 부딪혔다. 하

  • 25.06.1109:50
    강원택 "국민의힘 한심, 다투는 것도 한가로워"
    강원택 "국민의힘 한심, 다투는 것도 한가로워"

    강원택 서울대 정치학부 교수가 아시아경제 시사 유튜브 채널 'AK라디오'에 출연해 "이재명 정부의 첫인사는 무난했다. 문재인 정부 첫인사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지난 10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충무로 아시아경제 스튜디오에서 1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강 교수는 "당장은 경제가 급하지만, 이 대통령이 국가의 장기 발전과 관련한 인프라를 깔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입법권이 사법권을 침해하는 듯한 모양새를 연

  • 25.06.1811:30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100대 기업 여성 정규직 5명 중 1명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100대 기업 여성 정규직 5명 중 1명

    "머슴살이를 해도 대감집에서 하라." 좁아진 취업문 앞에 취업 준비 청년들 사이에서 회자하는 자조적 속담이다. 어차피 일해야 한다면 복지와 급여가 좋은 회사에서 일하는 게 낫다는 의미에서다.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서울 관악종합고용지원센터를 찾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남긴 말이다. 이명박 정부의 정책 성패를 떠나 이 문구는 16년이 지난 지금도 정치권과 경제계 등에서 애용된다.

  • 25.06.1811:30
    대기업도 금융사도…여성 평균연봉, 여전히 남성 70% 수준
    대기업도 금융사도…여성 평균연봉, 여전히 남성 70% 수준

    근속연수와 연봉은 특정 기업의 양성평등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직관적인 지표다. 그러나 한국은 주요 선진국 가운데에서도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크다. 고연봉·좋은 처우로 대표되는 대기업조차 예외는 아니다. 양성평등지수 조사 대상인 100대 기업과 37개 금융사에서 여성 평균 연봉은 남성의 70% 수준에 그쳤다. 100대 기업 여성 평균연봉 7400만원…'연봉킹' SK텔레콤지난해 말 기준 국내 매출 상위 100대 기업의 여성

  • 25.06.1811:30
    뿌리 깊은 '채용 성차별' 인식…블라인드 방식 등 변화 시동
    뿌리 깊은 '채용 성차별' 인식…블라인드 방식 등 변화 시동

    기업의 양성평등은 채용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는 특정 성별을 우대하자는 의미가 아니라, 성별에 관계없이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실력 있는 인재를 선발하자는 취지다. 성평등 채용은 인사 과정의 공정성과 다양성을 높이는 가장 기초적인 출발점이다. 여성가족부와 경제단체들이 공동 발간한 '성평등 일자리, 차별 없는 채용이 만듭니다' 안내서에 따르면, 성평등 채용이란 채용 전 과정에서 합리적 이유 없이 성별을 채용

  • 25.06.1811:30
    한국, 성별 임금 격차 OECD 1위…"공시 의무화" 목소리도
    한국, 성별 임금 격차 OECD 1위…"공시 의무화" 목소리도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매년 회원국의 성별 임금 격차를 비교하는데, 한국은 1996년 가입 이후 매번 1위를 기록했다. 2023년 기준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29.3%로 2위인 일본(22%)과도 큰 차이를 보였다. OECD 평균은 11.3%, 유럽연합(EU) 27개국 평균은 9.4% 수준이다. 한국과 일본을 제외하면 임금 격차가 20%를 넘는 국가가 없다. 성별 임금 격차가 발생하는 배경은 다양

  • 25.06.1711:30
    "남자들도 무조건 쉬어라" 하는 회사도 있다는데…공시 의무에 '男육휴' 확산 기대
    "남자들도 무조건 쉬어라" 하는 회사도 있다는데…공시 의무에 '男육휴' 확산 기대

    국내 상장사는 매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경영 전반을 결산한다. 사업 개요부터 재무 상태, 지배구조, 이사회 구성, 임직원 현황 등을 아우른다. 특히 투자자와 이해관계자에게 기업의 성과와 방향성을 전달하는 중요한 자료다. 올해 초 공시된 2024년도 사업보고서부터는 새로운 항목이 추가됐다. 육아지원제도 및 유연근무제도 사용 현황이다. 저출생 문제 대응과 일·가정 양립 문화 확산을 위해 지난해 11월 기업공시 서식을 개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