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송영길 인천시장은 6일 삼성전자의 바이오제약 합작사를 인천 송도에 유치한 것과 관련해서는 큰 기대와 환영을 하면서도 정부의 취득세 감면조치에는 3000억원 이상 세수가 줄어들 것을 우려했다.
송 시장은 이날 과천정부청사에서 지식경제부 출입기자을 만나 "(삼성의 송도 투자는) 작년 7월부터 준비했으며 20차례 이상 삼성을 만나 준비하고 비밀유지에 최선을 다했다"며 힘들었던 여정을 공개했다.송 시장은 삼성의 송도투자 결정에 대해 1%의 가능성을 100%로 만들었다고 자평했다.
송 시장에 따르면 삼성이 독자적으로 송도에 들어오려 했으나 외국인투자가 필수적이어서 어려웠다. 삼성은 기흥에 대규모 부지에 설계도까지 그렸으나 송도가 최종 낙점됐다. 송 시장은 기흥으로 기울던 상황에서 "우리는 땅 8만평 제공하고 11공구 매립하면 추가로 줄 수 있다. 강남에서 가까워 브레인(핵심인재)들이 오가기 쉽다. 삼성 디스플레이가 LG에 비해 좀 어려운 게 서울에서 탕정 오가기 힘들다. 지방으로 가면 젊은 애들 안가려고 한다"고 설득했다고 한다. 김순택 삼성 부회장이 직접 차로 재보니 송도까지 40분 걸린다고 했다고 한다.
송 시장은 "삼성이 인천에 투자한 적이 없었다. 김순택 삼성 부회장이 삼성 70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하더라"면서 "인천에서는 삼성이 들어온다고 해서 좋아하고 있다"고 했다. 송 시장은 "삼성은 (바이오사업 준비를) 3년간 연구했다. 삼성의 자신감이다. 3년 준비해 10년 이면 결실 본다고 했다" 면서 "바이오는 30년 걸리는데 이건희 회장이 15년만에 결실 보라고 했다더라. 삼성이 속도감 있게 진행한다"고 했다.
송 시장은 그러나 "취득세를 감면하면 인천시만 3000억원 이상 깎인다"면서 "올해 한번 내리면 다시 올리기 어렵다. 일반 국민 세금으로 왜 부자들 세금 깎아주는 지 모르겠다"고 반발했다. 송 시장은 "조세는 정말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 취득감 감면하면 지방재원 고갈된다"며 "앞으로 선거 생각하면 여당 국회의원이라도 누가 나서서 통과하자고 할 수 있겠나. 통과될 수 없을 것이다"고 했다. 이어 "인천은 부동산 경기 살아나고 있었는데 이번 대책으로 거래가 올스톱됐다. 지난해엔 세수 500억원이 더 걷혔다. 시장이 열심히 뛰어다니면 세수가 늘어야하는데 뛰는 보람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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