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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우 "원빈-현빈 등 후배들 급성장에 위기감 느꼈다"(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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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우 "원빈-현빈 등 후배들 급성장에 위기감 느꼈다"(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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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김승우의 웃음소리는 호탕하고 따뜻했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도 넉살 좋게 다가가는 여유와 푸근함이 공존했다. 1시간의 인터뷰에서도 20년간 연기를 해온 베테랑 배우의 성실한 나이테를 감지할 수 있었다.

김승우가 영화 '나는 아빠다'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일본 영화 '컬링 러브'를 제외하면 5년여 만의 단독 주연 영화다. "우정출연이 애정출연이 됐다"는 '포화속으로'에 1년 만에 이어지는 이 영화는 비리형사가 심장병을 앓는 딸을 살리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는 극단적인 상황을 그린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3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김승우를 만났다. 그는 "드라마의 구조가 좋아서, 절절한 악역 캐릭터가 마음에 들어서"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연기자로서 20년 살아오지만 여전히 위기감과 긴장감을 느낀다는 김승우는 삶의 향기를 이야기할 줄 아는 배우였다.

- '승승장구' 진행이 배우로서 어떤 점에 도움을 주는지 자세히 말한다면.
▲ 이 프로그램의 생명은 한 인간에 대한 성찰이라고 생각한다. 녹화 전에 인터뷰나 기사 등 개인자료를 다 읽어보고 가서 최소 5시간, 길게는 6~7시간 그 사람과 이야기를 한다. 한 사람의 인생을 다 알게 된다. 성공과 실패에 대해 간접적으로나마 배우게 된다. 선입견이 깨지는 경우도 있다. 썩 좋아하지 않았던 연예인인데 막상 만나서 오랫동안 이야기하고 나서 좋아진 경우도 있었다.


- 한 토크쇼에 나가서 '연기가 잘 안 는다'는 고민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 감히 내가 예술 하는 사람이라고 말하지는 못하지만 문화예술계에서 창작하는 사람으로서 더 이상 보여줄 게 없다는 생각에 창피했다. 일을 안 할 수는 없고 그 숙제는 다들 갖고 있는 건데 표현을 덜해서 그렇지 정말 괴롭다. 새로운 작품을 할 때는 들어가기 전에 스스로를 학대하는 스타일이다. 잠도 잘 못 자고 괴롭다. 연기할 캐릭터를 생각하며 일기도 써보고 자서전까지는 아니지만 정밀하게 그 사람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나 자신을 괴롭힌다. 내 이미지가 늘 허허 웃으면서 편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촬영하며 캐릭터가 자리 잡기 전까진 무척 힘들어 한다.


- '나는 아빠다'를 찍기 전에도 그랬나.
▲ 이번엔 더 했다. 원래 나 자신과 캐릭터를 늘 분리하며 연기하는 스타일이었다. 카메라 앞에선 철저히 그 캐릭터로만 살고 카메라 밖에선 철저히 김승우로 살려고 했다. 그런데 이번엔 그렇게 되지 않아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다. 이 영화에 유부남이 손병호 임하룡 그리고 나까지 유부남이 세 명인데 모두 실제 상황이라도 '자식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나쁜 짓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원빈 강동원 현빈 등 후배들이 속속 영화와 드라마 주연을 꿰차고 있다. 위기감이 들지는 않나.
▲ 위기감도 생기는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성격적으로 역류(逆流)를 안 좋아한다. 순리대로 흐르는 것을 좋아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제 이름이 두세 번째 들어가는 배역을 맡아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리스'가 처음이었는데 사실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선배들이 '큰 배역, 작은 배역이 있는 것이 아니라 큰 배우, 작은 배우가 있다'고 말했던 걸 이제 느끼게 됐다. 젊은 후배들과 같이 호흡해서 큰 배우의 모습을 보여주면 떳떳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승우 "원빈-현빈 등 후배들 급성장에 위기감 느꼈다"(인터뷰②) 영화 '나는 아빠다' 중 한 장면.



- 연기생활에 대한 걱정이 그렇게 크다는 건 몰랐다.
▲ 내가 얼마나 소심하나면 2000년대 초반부터 그런 생각을 했다. 연초면 늘 '올해가 마지막이구나' 하는 꿈을 꾸기도 하고 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 정도로 후배들이 두렵기도 하고 갖고 있는 게 얼마 없다는 생각이 들어 올해면 끝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2007, 2008년이 되니까 진짜 끝이더라. 5년간 누적된 게 결정타로 온 것이다. 정말 좌절했다. 난감했다. 연기 말곤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으니까.


- 대인배처럼 보이는데 소심하다니.
▲ 언쟁도 많이 하는 편인데 내가 먼저 화내고 곧 후회하는 스타일이다. 대신 결정은 명쾌하고 빠르다. 후회하지는 않는다. 연예인 야구단 플레이보이즈를 아직까지 끌고 갈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다들 개성이 강한 애들인데 지난 6년간 별 탈 없이 잘 이끌고 있다. 애들한테 화내고 소리 지르고 나서 혼자 괴로워한다.


- 야구단 후배들이 성장하고 성공하는 걸 보면 뿌듯할 것 같다.
▲ 든든하다. 배우들은 고민이 많아도 상의할 친구들이 많지 않다. 그런데 이 친구들이 내게 고민을 털어놓고 고민을 이야기해주는 것이 고맙다. 황정민 지진희 다 그런 친구들이다.


- 장동건의 결혼 소식도 먼저 알았을 텐데 여기저기서 연락 많이 받았겠다.
▲ 그때는 인터뷰 제의를 모두 거절했다. 성격상 거짓말은 못 하겠고 해서 아예 전화번호를 바꿨다.


- 후배들에게 이상적인 연기자 부부로 비춰진다.
▲ 모 후배의 아내가 '내 남편이 김승우처럼 사는 게 인생목표'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내가 헛살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늘 이야기하고 다니는 건데 내 휴대전화에는 가족, 부모님, 처가, 플레이보이즈 멤버들, 업계 관계자들 통틀어서 전화번호가 101개 밖에 되지 않는다. 마당발이 절대 아니다. 대신 내실이 깊은 거다. 그 안에 있는 사람에게 인정받는 걸 목표로 살아오니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다.


- 2세에게 연기를 시킬 생각은 없나.
▲ 전혀 없다. 자아가 형성된 뒤 하겠다고 하면 어쩔 수 없겠지만 되도록 시키고 싶진 않다. 너무 힘드니까. 그래서 아이들에게 TV를 보여주지 않는다. 교육방송 같은 건 보여주지만 예능이나 드라마는 전혀 안 보여준다. 엄마 아빠가 연기한다는 것도 유치원 가서 친구들에게 들어 알 정도다.


- 연기 외에 다른 계획도 있나.
▲ 욕심이겠지만 이 모습이 오래 갔으면 좋겠다. 배우로서 내 포지션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으니 뛸 곳이 없으면 관련된 일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막연하게 연출이건 제작이건 계획을 세우고 조금씩 해야 되지 않을까.


김승우 "원빈-현빈 등 후배들 급성장에 위기감 느꼈다"(인터뷰②)




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 k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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