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주행모드로 어떤 길에서도 최적화 성능 발휘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생긴 것부터 범상치 않았다. 미국차 특유의 육중한 몸집이지만, 외관과 달리 움직임은 재빨랐다. 크라이슬러 지프(Jeep)가 최근 선보인 올 뉴 그랜드 체로키 얘기다.
그랜드 체로키는 오프로드의 전설로 불리는 지프의 대표적인 차다. 차를 직접 몰아보니 지프 명성 그대로 험한 길에서 그 능력은 십분 발휘됐다. 덜컹거림이 있기는 하지만 힘은 평지를 달릴 정도로 넘쳤다.
그랜드 체로키는 지프 브랜드 고유의 DNA와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역대 최고의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차에는 크라이슬러가 새롭게 개발한 3.6리터 펜타스타V6 VVT 엔진이 최초로 탑재됐다.
이 엔진은 6350rpm에서 286마력의 파워와 4300rpm에서 35.9kg·m에 이르는 강력한 토크를 자랑한다. 출력은 높아졌지만 기존 휘발유 V6 모델 대비 연비가 10% 정도 개선됐으며 부드러운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온로드 주행성능 역시 안정적이었다. 고속도로에서는 세단과 같이 조용했다. 거대한 외관에서 뿜어 나오는 카리스마가 주위를 압도하는 느낌이다. 회사 측은 전후륜 독립 서스펜션이 탑재돼 고속주행이나 코너링에서 조용하면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내부 공간은 넓었다. 뒷좌석 뿐 아니라 트렁크 역시 대용량이라 다목적 용도를 가능케 했다. 트렁크 공간은 기존 모델 대비 11% 이상 넓어졌는데, 내부에는 충전식 플래시라이트, 야외활동 장비를 보관할 수 있는 탈착식 보관함 등이 장착됐다.
운전석은 편안했다. 모든 조작 스위치가 간결해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랜드 체로키에 탑재된 최신 기술도 인상적이었다. 콰드라-리프트 시스템은 차체 높이를 총 5단계에 걸쳐 최고 106mm까지 조정해 주행 상황에 따라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지형에 따라 적합한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셀렉-터레인(Selec-Terrain) 시스템은 인상적이었다.
미끄러운 노면에 적합한 샌드/머드모드를 비롯해 온로드 성능을 최적화한 스포츠모드, 온오프를 자동 설정하는 오토모드, 눈길 운전을 위한 스노우 모드, 바위지형이나 극한의 오프로드를 염두한 락 모드 등 총 5가지 주행 모드를 제공하는데, 모드마다 운전 느낌은 천차만별이다. 세단과 같은 안락함과 SUV의 강인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장치 때문이었다.
안전사양도 눈에 띈다. 전자식 전복방지 시스템 (ERM), 브레이크 잠김 방지 장치 (ABS), 전자식 트랙션 컨트롤 (BTCS), 스마트키 시스템 등을 기본으로 탑재하고 있다.
이 밖에 전자식 사이드 커튼 에어백과 흉부 에어백, 액티브 헤드레스트, 사각지대 감시 및 전방 추돌 경고 장치, 지능형 크루즈 컨트롤 등을 갖추고 있다.
다만 미국차인 만큼 연비는 우리나라나 독일, 일본 차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 연비는 리터당 7.8km다. 가격은 5590만~6590만원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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