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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들 옷이 너무 늙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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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들 옷이 너무 늙었소 디자이너 이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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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봉 디자이너, 다양한 색 재킷으로 젊게 입기 제안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우리나라 CEO 분들, 좀 더 젊게 입으세요.”

고(故) 앙드레 김을 대신해 한국의 미(美)를 대표할 디자이너로 꼽히는 디자이너 이상봉이 한국의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젊게 입자'고 제안했다. 서울 강남구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서 열린 '서울패션위크 F/W 2011-12'에 참가한 디자이너 이상봉을 지난달 31일 행사가 끝난 뒤 백스테이지에서 만났다.


“물론 우리 CEO 분들이 때와 장소에 맞게 잘 입으십니다. 넥타이도 화려한 것을 과감하게 매는 분들이 늘어났죠. 그런데 신사복은 남색 아니면 검정만 입으시잖아요. 그러면 넥타이만 너무 부각돼 어색해 보일 수 있죠. 셔츠나 재킷도 본인의 개성을 살려서 좀 다양하게 입으면 좋죠. 우리나라는 에너지가 넘치는 사회잖아요? CEO 분들이 젊어지셔야 우리나라가 젊어지죠.”

그의 나이는 37세에서 멈췄다고 한다. 어떤 인터뷰에서도 자신의 나이를 밝히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포털사이트에서 그의 이름을 검색해봤다. 키 173㎝, 몸무게 70㎏. 나이는 없다. 디자이너로서의 신선함이 사라질까봐 '나이를 잊어버린' 디자이너다.


그가 보여주는 독특하고 한국적인 아름다움에 세계인들이 주목하고 있다. 이날 패션쇼장에는 유럽의 패션잡지 기자들뿐 아니라, 머리에 히잡(이슬람 여성들이 머리와 상반신을 가리기 위해 사용하는 쓰개)을 쓴 기자들도 참석해 그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을 짐작케 했다.


이상봉은 '산행'과 '벗'을 주제로 이번 콜렉션을 만들어냈다. 산, 바람, 구름 등 산수화를 보는 듯한 아름다운 문양과 동양의 선(禪) 사상을 현대적으로 재탄생시켰다. 프린트로 사용한 한글 '벗'은 소통을 의미한다. 특히 이번 콜렉션에는 디자이너 개인의 한(恨)이 담겨 있다.


“작년에 제 바로 밑에 동생이 세상을 떠났어요. 그래서 설악산에 들어가 좀 있었죠. 10년 넘게 설악산을 다녔지만 그 산이 그렇게 아름다운 줄은 처음 알았습니다. 동생을 생각하면서 산을 돌아다녔죠. 그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벗'이라는 주제를 담았고…”


이번 콜렉션의 피날레는 가수 지나가 모델로 섰다. 순백의 의상을 입은 모델은 흰 눈이 차갑게 흩날리는 산의 정상에 서서, 하얗게 변해버린 머리를 드러내며 고개를 숙였다. '내려놓음'의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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