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방송사 선정 여전히 답보, KLPGA 내분으로 돌파구 마련도 요원 '투어 전체에 먹구름'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가 위기다.
당초 2011시즌 개막전으로 예정됐던 하이마트여자오픈(총상금 5억원)이 취소됐고, 졸지에 개막전이 된 롯데마트여자오픈(총상금 5억원)은 여전히 TV중계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반쪽 대회'로 전락할 처지다.
KLPGA 사무국은 29일 하이마트측으로부터 다음 주로 다가온 대회를 개최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다음달 8일부터 사흘간 전남 장성군 푸른솔골프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이 대회의 취소는 선종구 전 KLPGA 회장이 지난 22일 전격 사퇴하면서 이미 예상됐던 일이었다.
선 전 회장은 3월로 임기가 끝나는 영리법인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KLPGT)의 대표이사 연임을 희망했고, 이사회에서는 공동대표제로 맞서면서 내분이 불거져 중도 하차라는 최악의 결과가 빚어졌다. 하이마트 측은 "회장이 물러난 상황에서 대회를 치르기는 어렵다"면서 "현 사태가 진정되고, 중계권 문제가 해결된 이후 개최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개막전으로 앞당겨진 롯데마트여자오픈 역시 난제가 수두룩하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다음달 14일 제주 롯데스카이힐에서 열리는 이 대회까지 불과 2주가 남은 촉박한 일정 속에 골프마케팅의 핵심인 TV중계권이 불투명하다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다. 지난 연말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대행사로 선정된 IB스포츠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방송사를 찾고 있지만 이미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
PT에 참가했던 또 다른 업체인 리앤에스(SBS골프)측은 "선정결과에 이의가 있다"면서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낸 뒤 기각되자 다시 본안 소송을 냈고, 골프전문방송인 J골프 역시 막대한 금액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골프중계의 특성상 공중파에서 몇 시간씩 방송한다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KLPGA가 결국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KLPGA는 그러나 아수라장이다. 선 전 회장이 퇴임하면서 24일 한명현 수석 부회장의 회장 직무대행 체제를 발표했다가 이사회 정족수 미달로 무효 처리됐고, 구옥희 부회장이 하루 뒤인 25일 임시총회를 통해 회장으로 선출됐지만 이 또한 적법치 않다는 지적과 함께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KLPGA의 내분이 진정되기까지는 결정 기구 조차 없다는 이야기다. 김미회 전무는 "이사회나 대의원총회를 통해 사태를 수습하는 동시에 정당하게 회장을 선출하겠다"고 했지만 28일 이사회마저 무산됐다는 점에 비추어 정상화는 요원한 실정이다. 24개 대회 총상금 136억원 규모의 '르네상스 시대'를 선언했던 KLPGA투어가 시즌이 개막되기도 전에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