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옥희 회장 25일 취임, 한명현 회장 직무대행 체제 하루만에 번복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이번엔 날치기 회장 선출(?).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의 파행이 점입가경이다. KLPGA는 25일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대의원 정기총회와 임시총회를 잇따라 열고 구옥희(55) 전 부회장을 22일 전격사퇴한 선종구 전 회장의 잔여 임기 회장으로 선출했다고 전했다. 24일 한명현 수석부회장의 회장 직무대행 체제가 출범한 지 불과 하루만이다.
이날 정기총회는 전날 진행된 회장 직무대행 선출 사실을 보고하고 올해 예산안을 승인하는 자리였다. 김소영 이사는 그러나 "어제 회장 직무대행 체제를 출범시킨 긴급이사회의 의결은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효력이 없다"며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는 "협회 사무국의 착오"라고 일축했다. 수석부회장은 강춘자 전 부회장이 맡게 됐다.
협회 정관상 총회를 소집할 때는 7일 전에 상정 안건을 대의원들에게 통보해야 하고 그 안건에 대해서만 논의하도록 돼 있다. 이에 대해서는 "긴급한 경우에는 예외"라고 설명했다. 김 이사는 "새 회장 선출 문제는 이미 대의원들이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관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선종구 전 회장의 사퇴와 더불어 동반 책임을 통감한다며 물러난 부회장단(한명현, 구옥희, 강춘자)에서 불과 1시간 만에 회장과 수석부회장이 다시 임명됐다는 자체가 회원들의 이해를 구하기 어렵게 됐고, 결과적으로는 협회 내부의 '밥그릇 싸움'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는 모양새가 됐다.
대의원들은 특히 회의실 대관시간이 끝나자 협회 집행부를 배제한 채 구내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곧바로 임시총회를 열고 전격적으로 새 회장단을 추대했다. 60명 대의원 가운데 불과 25명이 참석했고, 17명이 위임장을 제출한 상황이었다. 한 KLPGA 회원은 "회장 선출은 많은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 순리대로 진행돼야 한다"며 "일부 회원들의 긴급한 사안이라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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