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28일 열린 1분기 화폐정책위원회에서 통화정책 운용방향을 논의한 것을 두고 시장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인민은행이 물가 안정의 필요성을 강조한 점은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금리인상 단행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지만 국내외 불확실한 경제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힌 것을 보면 긴축의 고삐를 다소 느슨하게 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CPI 상승률 6% 터치할 수도.."4월 금리인상 가능성"=인민은행은 28일 홈페이지를 통해 "온건한 화폐정책을 유지하고 화폐정책의 적합성, 유연성, 유효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화폐정책 수단을 종합적으로 운용해 유동성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합리적 수준의 신용대출 규모와 총통화량(M2)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따라 시장에서는 금리인상 가능성이 또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지난 1월과 2월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각각 4.9%를 기록하며 정부의 통제선을 벗어난데 이어 3월에 CPI가 5%를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현지 언론인 중국증권보는 "정부의 인플레 억제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지만, 가격 상승세를 낮출 요소가 현재로서는 없다"며 "특히 서비스부문이 물가 상승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증권보는 "인플레 압력은 당분간 지속돼 3월 CPI 상승률이 5%를 넘어서고 오는 6월과 7월 CPI가 6%대로 치솟을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또 "인플레 압력을 낮추기 위해 4월 한 차례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중국에서는 라면, 샴푸, 비누 등 생필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될 것으로 예고되면서 물가상승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달 초 유니레버, 리바이(立白), P&G, 나이스그룹 등 중국 내 생필품 시장 80%를 점유하고 있는 회사들이 다음 달부터 제품 가격을 5~15% 인상할 것이라는 뉴스도 확산되고 있다.
상하이 소재 스탠더드 차터드(SC) 은행의 리웨이 이코노미스트도 "올해 중순까지 CPI 상승률은 6%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日 원전 사고 등 불안한 국제정세 반영.."상황 보고 판단" =인민은행은 화폐정책위원회에서 글로벌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인민은행은 "국내외 경제·금융 최신 동향 및 영향을 예의주시 하겠다"며 "경제·금융 시장이 매우 복잡한 환경에 직면했는데, 세계 경제는 느린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경제회복의 기반이 견고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국 경제는 안정적이고 비교적 빠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발전과정에서 여러가지 문제들이 생기고 있다"고 우려했다.
리비아 정정불안이 계속되고 있고 일본이 지진과 원자력 발전 사고를 겪으면서 중국도 경제성장 속도가 둔화될 수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섣불리 금리인상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산하 국가정보센터의 쉬 세 연구원은 "중국이 긴축 고삐를 더 죌 경우 경제성장 모멘텀이 더 약해질 수 있다"며 "정부가 통화정책을 펴는데 신중함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강(易綱) 인민은행 부행장도 높은 금리가 핫머니 유입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지금의 금리 수준이 적당하다"고 말한 것도 당분간 추가 금리 인상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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