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정보통> 월 KBS2 저녁 7시 10분
어떤 직장인들의 아침 출근길의 발목을 잡는 것이 MBC 아침드라마 <주홍글씨>라면 퇴근길의 발걸음을 재촉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KBS <생생정보통>이다. <생생정보통>의 프로그램 소개를 보면 ‘공영방송 KBS가 교양정보프로그램의 전형을 보여드립니다’라고 쓰여 있지만 사실 <생생정보통>의 매력은 전형적이지 않다는 데서 나온다. 물론 이 시간대 교양정보프로그램들이 그러하듯이 <생생정보통>도 평범한 우리 이웃의 삶을 소개하고, 맛난 제철 음식으로 저녁 식사를 앞둔 입가에 군침을 돌게 하거나 핫한 연예가 소식을 전한다. 이것만으로도 저녁 와이드 쇼의 역할은 충분하다. 그런데 <생생정보통>은 ‘하은이의 세상탐험’이나 ‘무식한 여행’, ‘계PD의 1박 2일’ 같은 코너를 통해 단순한 정보 전달에 그치지 않고 ‘예능’을 접목시켜 한 발 더 나아가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사실 <생생정보통>의 진짜 재미는 이런 코너들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진행자인 세 아나운서가 주고받는 캐릭터 쇼에서 <생생정보통>의 전형적이지 않은 매력이 생겨난다. 방청객 아주머니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아나테이너 계의 기린아’ 전현무 아나운서는 예의 그 건방진 후배 캐릭터를 앞세워 김현욱 아나운서에게 사사건건 딴지를 걸며 깐족거린다. 자신을 노총각이라고 놀리는 전현무 아나운서에게 김현욱 아나운서는 그의 비호감 외모로 역공한다. 그리고 두 사람의 아슬아슬한 말싸움 사이에서 이지애 아나운서는 홀로 공영방송의 위엄을 지키느라 늘 긴장한 얼굴이다. 이런 모습은 마치 TV쇼를 무대로 한 직장 시트콤을 보는 듯한 재미도 준다. 사실 ‘교양정보프로그램’에 대단한 의미나 재미를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그것을 핑계 삼아 지금까지 늘 언젠가, 어디선가 본 듯한 소식이나 정보를 되풀이했던 것도 사실이다. <생생정보통>의 진행자들이 주고 받는 이 ‘깨알 같은 만담’은 늘 같은 모습으로 시간을 채우기 십상인 저녁 와이드 쇼에 모처럼 새로운 활력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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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김희주 기자 fif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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