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천우진 기자]한국거래소(KRX)가 28일 주주총회를 개최했지만 올해 임기가 끝나는 이사진을 대체할 새로운 이사 선임은 다음 임시 주총으로 미뤘다. 내부 임원 선임은 미뤄졌지만 2010 회계연도 결산안건 및 사외이사 선임 등 나머지 안건은 이번 주총에서 통과됐다.
당초 이번 정기 주총을 통해 차기 본부장급 선임안을 의결키로 했으나 거래소 안팎의 비판을 의식해 임시주총으로 넘기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달에 임기가 만료된 본부장급 인사는 이창호 유가증권시장 본부장, 박상조 코스닥시장본부장, 이철환 시장감시위원장 등 3명이다. 시장감시위원장은 금융위원회 출신이 이미 내정됐고 유가증권시장본부장과 코스닥시장본부장 역시 외부인사로 선임될 것이라고 알려졌었다.
이날 거래소 노조는 주총장에서 예정됐던 침묵시위를 진행하지 않았다. 노조측은 거래소가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청와대, 기획재정부 출신 관료들이 잇따라 주요 보직을 차지하면서 낙하산 인사가 더욱 노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현재 김봉수 이사장을 비롯해 박종길 경영지원본부장 등 주요 등기임원 7명 모두 외부인사다.
노조는 임기가 만료되는 본부장급 이사 선임이 또 다시 외부인사로 채워지는 것을 더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노조는 이번달 중순부터 거래소 별관 1층에서 천막농성 및 비판집회를 열고 있다.
거래소 노동조합 관계자는 "28일 주주총회에서 문제되는 본부장급 인사 안건이 상장되지 않아 계획했던 시위는 하지 않았다"며 "본부장급 인사를 선임하기 위한 임시주총이 열리기 위해서는 2주 전에 공지를 해야 하기에 빨라도 4월 중순이나 월말에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확한 일정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거래소측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는 내부승진자의 본부장급 선임을 기본 원칙으로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만약 거래소에서 또 다시 업무처리 능력과 무관한 외부인사를 영입을 고집한다면 지속적으로 농성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거래소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6% 늘어난 2839억원, 영업이익은 22% 증가한 1649억원을 기록했다. 배당규모 역시 증가했다. 거래소는 이날 주총에서 주당 4220원, 총 812억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이는 역대 최대 배당 규모인 지난해 673억5000만원보다 20.6% 증가한 수준이다.
임철영 기자 cylim@
천우진 기자 endorphin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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