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안준영 기자] 리비아 반정부군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공습을 등에 업고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고향인 시르테를 장악했다.
미국 ABC 뉴스 등 주요 외신들은 28일(현지시간) “시르테가 반정부군 수중에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는 리비아 반정부군 대변인 샴시딘 압둘모라흐의 성명을 인용, 이같이 보도했다.
압둘모라 대변인은 반정부군이 친카다피군으로부터 별다른 저항을 받지 않고 시르테를 장악했다고 설명했다.
시르테에 머물고 있는 취재진들도 "현지 시각 일요일 저녁에 적어도 9번의 폭발음이 들렸으며 (폭발음 발생지가) 도심인지 외곽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고 전했다.
로이터 기자 역시 대공포를 실은 20대의 군용차량이 트리폴리 쪽으로 떠나는 장면과 승용차에 가족과 개인 물품을 싣고 시르테를 떠나는 민간인들의 모습을 목격했다고 ABC뉴스는 전했다.
트리폴리에서 360 ㎞ 동쪽에 있는 항구 도시 시르테는 반군 거점인 동부와 카다피군이 장악한 서부 지역의 중간에 있는 지중해 연안 도시로, 반군이 수도 트리폴리로 진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확보해야 할 전략적 요충지다.
카다피가 머물고 있는 수도 트리폴리에 대한 연합군의 폭격도 계속됐다.
AFP통신은 27일 밤 트리폴리에서 대규모 폭발이 일어나고 방공포가 발사되는 소리가 들렸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은 트리폴리에서 10km 떨어진 국제공항으로 이어지는 도로와 동부 외곽의 아인 자라 지구에 폭격이 가해졌다고 말했다.
리비아 국영TV는 친위군 관계자를 인용해 다국적군이 트리폴리의 민간구역과 군사지역을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트리폴리는 아직까지 카다피 친위대에 의해 통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리폴리에 사는 자바르 알 타라불시는 이날 알 자지라 TV 인터뷰에서 "마치 거대한 감옥에 살고 있어 가스와 음식이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카다피 군대가 시내를 돌아다니고 있어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 리비아 군사작전 지휘권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로 이양되면서 전세 역전 상황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수도 트리폴리 함락도 초읽기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안준영 기자 daddyandr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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