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환 국정원 2차장, 8개중 3개 상폐..LG화학 등 대박종목도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 양낙규 기자]국내 정보를 총괄하는 국가정보원 제2차장의 주식투자 성적은 어떨까?
민병환 국정원 제2차장은 최근 2년여 동안 10배와 4배 이상 오른 급등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상장폐지된 종목도 8개 중 3개였다. 액면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종목도 1개 있다.
지난 25일 공개된 공직자 보유재산 현황에 따르면 민 2차장이 보유하고 있는 상장주식은 본인명의의 STS반도체 2만6994주, LG화학 600주, 휘닉스피디이 7만5319주, 제네시스 2600주, KCC 160주, 팬텀엔터그룹 87주, 소예 2만4500주, M&M 7만 5000주, 도움 235주, LG하우시스 158주였다. 장녀명의로 에이앤씨바이오홀딩스 2만주, 장남명의로 KT뮤직 6300주를 신고했다.
이중 가장 효자종목은 STS반도체와 LG화학이다. STS반도체는 2008년 10월말 1300원대(이하 권리락 감안 가격)에서 지난 25일 1만1050원으로 마감됐다. 이달 초에는 1만2350원까지 올랐다. STS반도체는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4400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삼성전자에 대한 납품 증가 기대감에 급등했다.
지난 25일 43만원대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 기록을 다시 쓴 LG화학은 2008년 연말까지만 해도 10만원 수준이었다. 이후 2차전지 등 신사업분야에 대한 기대감과 실적호조를 등에 업고 코스피 2000 시대 재개막의 1등 공신이 됐다.
주식평가액(신고액 5억9507만원)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들 두 종목을 제외한 나머지 종목의 성적은 신통찮다. 눈에 띄는 것은 한때 화제의 중심이 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상장폐지됐거나 잊혀진 종목이 절반이나 된다는 점이다. 민 차장은 특히 2005년과 2006년 엔터주 열기에 대박행진을 벌였던 상폐종목을 보유 중이다.
팬텀엔터그룹은 2005년 코스닥에 엔터주 열풍을 일으키며 저점 대비 50배 이상 올라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종목. 그해 연말 오름폭이 주춤했지만 2005년 연간 상승률이 3943%에 달했다. 하지만 거품은 오래가지 못했다. 증시에 엔터 열기가 식으면서 주가는 폭락했고, 경영진의 횡령·배임과 감자 등 한계기업의 전형적인 전철을 밟은 끝에 2009년 상장폐지됐다.
지난해 상장폐지된 제네시스엔알디도 뿌리는 팬텀과 함께 엔터 바람을 일으켰던 싸이더스였다. 싸이더스가 2008년 7월 스코포스디앤알로 이름을 바꿨고, 2009년 1월 다시 제네시시엔알디로 변신했다. 이 사이 감자와 증자, 최대주주 변경 등을 통해 회생을 모색했지만 퇴출을 모면하지 못했다.
2009년 상장폐지된 도움은 휴대폰 케이스업체지만 공교롭게도 팬터과 싸이더스가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던 2005년 상장됐다. 하지만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던 팬택이 무너지며 상장한지 만 4년을 채우지 못하고 자본전액 잠식으로 퇴출됐다.
유모차 등 유아용품업체 소예도 지난 2009년 상장폐지된 회사다. 수백억원대의 경영진 횡령 혐의로 상장폐지 실질심사에 올랐다 유예기간까지 받았지만 결국 퇴출됐다. 이 회사를 상장폐지 전 인수했던 석모씨는 상장폐지 후에도 다른 상장사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지분을 파는 등 증시에 명성을 떨쳤다. 석씨가 한때 최대주주로 등극했던 아티스는 최근 감사의견 거절로 퇴출을 앞두고 있다.
M&M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4촌동생인 최철원씨가 인수해 화제가 됐던 종목이다. 2007년 재벌 2~3세들의 코스닥 기업 인수 열풍과 함께 잠시 시세를 내기도 했지만 이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최씨가 50대 노동자를 야구방망이로 무차별 폭행하고 매 값으로 2000만원을 준 사실이 알려져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올해는 이미지 제고를 위해 승화산업으로 사명을 바꿨지만 주가는 액면가(500원)에도 못미치는 300원대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전필수 기자 philsu@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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