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20명으로 출발...연 1회 회원 전시회 열어...이번주 구청 지하 상황실서 품평회 열어 전시작 전시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송파구 청사 계단 벽면에는 아름다운 풍경사진들이 층층이 붙어있다. 바쁜 출근길에도 잠시 걸음을 멈추고 감상하게 만드는 이 멋진 작품들은 유명 사진작가의 작품이 결코 아니다.
바로 송파구청 사진 동호회 ‘솔빛회’ 회원들의 작품이다.
솔빛회는 사진과 송파구를 사랑하는 강태봉(문화체육관광과), 양동정(녹색교통과), 김복환(문화체육관광과) 등 직원들이 뜻을 모아 1997년 2월 20명의 회원으로 출발했다. 현재 회원은 25명..
매월 넷째 주 토요일 ‘솔빛회’는 정기 출사 모임을 갖는다.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다양한 사진을 찍는다. 실제로 전국에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다.
찍어온 사진들은 그 다음주 평일 구청 지하 상황실에서 품평회를 통해 점검된다.
이들은 또 비 혹은 눈이 오거나 봄이 돼 야생화가 피거나 한다면 촬영 본능을 참지 못하고 번개 출사모임을 갖기도 한다.
그렇게 열심히 찍은 회원들의 사진들은 ‘솔빛회’ 가장 큰 행사인 전시회에 사용된다.
1년에 한 번 1주일간 개최된다. 지난해부터 송파도서관 갤러리에서 개최되고 있다.
전시회는 다른 전시회와 다른 큰 특징이 있다. 바로 그 해에 은퇴하는 직원들을 위한 개인전시회의 의미를 주는 것이 바로 그 것.
다른 회원들도 사진을 올리지만 은퇴하는 회원만 약 20여점의 사진을 전시할 수 있게 해준다.
솔빛회 강태봉 회장(문화체육관광과 체육지원팀장)은 “사진작가로서 개인전을 갖는 다는 것이 정말 큰 영광"이라면서 " 평생을 같이 근무했던 동료로 은퇴를 하는 이들에 대한 마지막 선물"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회 전시회에는 ‘정문수와 그 동아리들’이란 부제가 붙어 동료간의 정을 느낄 수 있었다.
창립 초기부터 시작된 ‘솔빛회’ 전시회는 올해로 13회를 맞는 다음달 6일부터 12일까지 송파도서관 갤러리에서 열린다.
운영 초기에는 재밌는 에피소드도 많았다.
태백산으로 출사를 갔을 때 모직원이 반나절을 열심히 찍었는데 나중에 보니 필름을 넣지 않고 찍었던 일화 등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대외적으로 그 실력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전국공모전과 촬영대회에 나가 회원들 모두 합쳐 36번 상을 받았다.
그런 내공을 바탕으로 강태봉, 이권재, 김승래, 서정하씨는 한국사진작가협회의 정식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강태봉 회장은 “사진도 사진이지만 주말에 전국을 돌며 여행을 다닌다는 기분도 정말 좋다”면서 “물론 건강도 좋아지고. 거기다 빠뜨릴 수 없는 게 전국 맛집을 돌며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라고 전했다.
‘솔빛회’ 부회장인 서정하 치수과 주무관은 “아름다운 주변 환경이 자연발생적으로 ‘솔빛회’를 만들었다”면서 “ 올림픽공원, 석촌호수, 성내천, 서울놀이마당, 다양한 고분 등 송파구에는 출사할 곳이 많아 좋다"고 말했다.
솔빛회 활동은 자체 친목모임 이상의 뜻깊은 활동도 같이 하고 있다.
지난해는 송파구의 자매도시인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시와 교류사진전을 가졌다.
송파구와 한국적인 내용의 사진 40여점을 그쪽으로 보내 한국을 알리는 민간외교관 역할도 했다.
또 구청 복지사업으로 취약계층의 합동결혼식이 있을 때는 회원들이 야외로 나가 웨딩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더불어 저소득 독거노인들을 위한 영정사진을 찍어주는 봉사활동도 하며 지역을 위해 열심히 사진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이들은 26일 경기도 안성 고산저수지와 서일농원으로 풍경 사진을 찍고 돌아왔다.
박종일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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