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이임..40년 은행 생활 마감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더디게 가더라도 기본과 원칙에 충실해라."
40년 은행 생활을 뒤로하고 24일자로 우리은행을 떠나는 이종휘 행장(사진)이 후배들에게 남긴 조언이다. 그는 "아주 평범한 얘기지만 생각할수록 그게 정답"이라며 "편법과 꼼수를 쓰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 행장은 23일 서울 회현동 소재 우리은행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쉬움은 남지만 마음 편하고 기분이 좋다"며 소회를 전했다.
이 행장은 이임사에서 "민영화 추진 과정에서 보여준 고객과 직원 여러분의 뜨거운 은행 사랑은 40년 은행 생활의 가장 소중한 기억으로 간직될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들에 대한 미안함과 아쉬움도 나타냈다.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급여 인상은커녕 급여 반납과 삭감, 복지 동결 등의 긴축경영을 할 수밖에 없었고 영업지원을 위한 투자도 충분치 못했다"는 것이다.
이 행장은 "초과업적성과급도 한푼 드리지 못하고 떠나는 발걸음이 무겁기만 하다"며 "설익은 과일을 내놓고 떠나는 것 같아 미안하고 아쉽지만 여러분이 이를 마저 익혀주리라 믿는다"고 직원들의 이해를 구했다.
퇴임 후 계획에 대해서는 "건강이 뒷받침되고 열정이 있고 금융 관련 자리가 주어진다면 열심히 할 준비가 돼있다"며 의지를 내비쳤다. "혹시 다른 자리 가게 되면 관심 갖고 다뤄주길 부탁한다"며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해 다른 곳에 둥지를 틀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순우 신임 우리은행장 내정자에 대해서는 "내부 전략을 지속할 수 있는 적임자"라며 "떠나는 사람의 소망이 이뤄져 기쁘다"고 말했다.
향후 우리금융그룹의 민영화와 관련해서는 "대주주인 정부가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우리금융의 시장 위치가 대단히 크기 때문에 그 중심축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 행장은 경북대 사범대부속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70년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돈암동·동자동지점장, 비서실장, 한빛은행 재무기획팀장, 집행부행장,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우리투자증권 상임고문 등을 거쳐 2008년 6월부터 우리은행장을 맡아왔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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