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위궤양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이 138만명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0대 직장인 중 위궤양이 시달리는 사람이 비직장인보다 많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은 20일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9년 위궤양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137만612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여성 환자는 74만8958명으로 남성 환자(62만7166명) 보다 1.2배 많았는데, 이는 모든 연령대에서 공통됐다.
연령별로는 50대가 32만601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40대(30만2378명), 60대(25만4998명), 30대(17만3136명), 70대(14만7969명) 등으로 뒤따랐다.
인구 10만명당 환자 수는 남성 환자의 경우 70대가 6717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60대(6426명), 80대 이상(4875명) 순이었다. 여성 환자는 60대(6701명), 70대(6454명), 50대(5444명) 순으로 나타났다.
공단 측은 위궤양 진료환자는 50대가 가장 많지만, 남녀 모두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환자가 꾸준히 증가해 60~70대에 정점에 도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직장인이 비직장인에 비해 위궤양 진료를 더 많이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의 경우 40대 이하 연령층에서 직장인이 위궤양으로 병원을 더 많이 찾았는데, 특히 20대는 1.7배 정도 환자가 많았다. 반면 50대는 피부양자(비직장인) 환자가 더 많았다.
여성 환자 역시 20대 직장인이 인구 10만명당 2276명으로, 피부양자(10만명당 1739명)보다 1.3배 진료를 더 받았다. 30대 이상부터는 별다른 차이는 없었다.
2009년 위궤양 질환의 건강보험진료비는 2251억4100만원으로 2002년 (1996억8100만원)에 비해 약 13% 증가했다. 이중 입원진료비는 351억원, 외래진료비는 831억원, 약국진료비는 1070억원이었다.
위궤양은 위장 점막이 헬리코박터균의 감염, 흡연, 스트레스, 약제 등으로 손상돼 가장 표면에 있는 점막층이 깊이 패이면서 점막근층 이상으로 손상이 진행된 상태를 말한다.
서정훈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에 감염된 환자 중 매년 1%에서 궤양이 발생하는데, 감염되지 않은 사람에 비해 6~10배 정도 발병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소염진통제와 같은 약물복용이 늘고 최근 상부위장관내시경 검사를 받는 환자가 많아지면서 진단율이 높아진 것도 위궤양 환자가 증가한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위궤양의 주된 증세는 공복시 통증이 일고 신트림이 잘 올라오거나 헛배가 부른 느낌이다. 구역질이나 구토를 하는 경우도 있다. 궤양이 깊은 부위까지 도달하게 되면 출혈로 인한 토혈이나 흑색변도 볼 수 있다.
서 교수는 "위궤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피하고 평상시 적절한 식사량을 유지하고 규칙적인 식사시간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커피와 같은 카페인이 든 음료나 강한 향신료가 첨가된 음식, 아주 차거나 뜨거운 음식도 피하는 것이 좋다. 흔히 속이 쓰릴 때 우유를 많이 마시는데 잠시 증상만 없애줄 뿐 나중에 칼슘이 위산 분비를 증가시키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밖에 위궤양 진단 후에는 금연해야 하며, 관절염 및 만성 통증으로 진통제를 먹어야 할 경우에는 점막 보호제를 함께 복용하는 것이 좋다. 또 출혈 합병증이 있는 환자는 항혈전제, 혈전용해제 등의 약물을 복용하면 출혈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약물 복용 전 반드시 담당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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