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일본 대지진의 여파 속에도 꿋꿋하게 버텨왔던 일본펀드 투자자들이 이탈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높은 변동성이 내재된 가운데 시장 전망 또한 엇갈려 신중한 환매 전략이 요구된다.
18일 금융투자협회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6일 8개의 일본펀드에서 총 648억원이 빠져나갔다. 유출 금액이 가장 큰 펀드는 프랭클린템플턴재팬펀드로 자펀드와 모펀드에서 각각 286억원과 162억원이 이탈했다. 피델리티재팬펀드에서도 모펀드와 자펀드에서도 69억원과 48억원이 유출되며 이들 두 운용사의 일본펀드가 전체 환매 금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환매 급증의 원인은 급락하던 일본증시를 속수무책으로 바라보던 투자자들이 반등을 환매의 기회로 인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6일은 지진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던 일본 증시가 5.68% 급등한 날이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본 투자 펀드는 분산 차원의 장기 투자가 아니라면 주가 반등 국면을 이용해서 비중을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며 "향후에도 이러한 이탈 움직임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프앤가이드의 추정치에 의하면 17일에는 일본 증시가 하락 마감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일본펀드의 설정액이 12억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일본 증시가 재차 반등함에 따라 일본펀드 환매가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일본 원전 사태가 진행형이라 증시의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게다가 일본펀드를 바라보는 보는 전문가들의 시각도 갈리고 있다.
배성진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본은 다른 기대 성장률이 높은 국가 대비 투자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굳이 투자를 유지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일시적으로 10~20%까지 수익을 올릴 수는 있겠지만 펀드 투자는 중장기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정상진 동부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은 "일본의 지진 사태로 잠재 위험이 한 번에 노출된 덕분에 시장 회복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단기적으로 추가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당장 환매를 고려하기 보다는 저가 투자 기회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일본펀드는 변동성이 높아 의견을 내기가 쉽지 않다"며 "장기적으로 비중을 줄여 나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환매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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