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신용평가기관 S&P의 일본 신용등급 강등으로 수익률 회복기조였던 일본 펀드에 빨간불이 켜졌다.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모처럼 돌아온 수익률 회복 구간에 장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S&P는 27일(현지시간) 일본 정부의 부채 문제 해결책이 일관성을 결여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일본의 장기 국채 등급을 'AA'에서 'AA 마이너스'로 하향 조정했다. 엔화 역시 달러와 유로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25일 기준 일본 펀드 1개월 수익률 1.36%, 3개월 수익률은 11.01%로 해외주식형 펀드 평균인 -0.58%, -1.27%를 크게 앞서고 있다. 글로벌 증시 회복 국면에도 불구하고 수익률 정체를 이어가던 일본 펀드가 모처럼 회복에 나선 것. 단기간 많이 회복했지만 1년 수익률은 해외주식형이 11.14%, 일본이 7.91%로 여전히 일본주식형이 뒤쳐진 상태고 장기 수익률 격차는 이것보다 더 벌어진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얘기다.
이 같은 결과는 경기 회복 기조가 이머징 마켓에서 선진국으로 이동하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일본에도 투자 자금이 유입됐기 때문이다. 일본 기업이 주로 3월 결산이 많아 1월에 증시에 반짝효과가 나타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이번 신용 등급 하락으로 회복세를 지켜본 뒤 실적 효과가 마무리되는 3월 경 다른 펀드로 갈아탄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던 일부 투자자들은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25일 현재 국내 투자자들이 투자하고 있는 일본 펀드는 93개로 설정액은 5511억원이지만 일본 증시의 침체로 순자산은 2742억원에 불과하다.
시중 증권사의 한 PB는 "환매한다는 투자자에게 단기 회복 구간이니 조금 더 기다리고 이야기 했는데 난감한 상황이 발생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려만큼 영향이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김태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즌적인 성향이 강한 일본펀드 수익률 회복에는 부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며 "하지만 새로운 사실이 부각되면서 신용 등급이 내려갔다든가 투자등급에서 투기등급으로 내려갔다든가 하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본 시장이 우리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시장이 아니었기 때문에 수급에도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김 애널리스트는 "선진시장 전반의 문제라기 보기 어렵기 때문에 선진국 펀드에 대한 영향 역시 미미할 것이고 주변국 펀드에 대한 영향도 거의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엔캐리에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여 글로벌 펀드 자금의 흐름이 어떻게 돌아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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