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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중심 에너지 패러다임 바뀌나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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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원자력산업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 일본의 원자력 발전소 사고는 원전 산업을 1986년 체르노빌 사태 때 처럼 향후 20년간 또 한 차례 빙하기에 빠뜨릴 공산이 없지 않다.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는 17일 ‘다루기 힘든 발등의 불’이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에서 일본의 원전 사고가 세계 원전 산업에 미치는 파장을 전하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FT는 “원자력은 정치적인 산업”이라면서 “이는 원자력에 수반되는 위험의 규모로 볼 때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원자력, 세게 전력 생산의 13.5% 담당=원자력 발전은 10년 전 쯤에는 한마디로 석양산업(Sunset industry)이었다. 태양에너지와 천연가스 등 청정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으로 대체될 운명이었다.

그런데 에너지회사와 정치인, 대중들의 지지를 얻으면서 전환점을 맞이했다. 기후대책 정책이 탄소배출량이 적은 전력 생산을 원하면서 다수 선진국들은 원자력발전을 미래에너지원으로 수용하기에 이르렀다.


선진국과 신흥도상국 할 것없이 원자로 건설에 나선 결과 원자력발전은 세게 전기 생산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FT에 따르면 2008년 기준으로 세계 발전량의 13.5%를 원자력이 담당한다. 물론 석탄발전이 40.9%로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가스와 수력 발전을 바싹 쫓고 있는 형국이다.

수요가 많다보니 관련 산업도 발전했지만 원자력 관련 산업은 선진국이 독점하다 시피하고 있다. 핵분열 제어 등의 기술개발이 힘든데다 고온고압의 열기를 견디는 원자로 건설이 쉽지 않은 탓이다. 특히 전력생산의 핵심인 원자로는 미국과 일본, 프랑스가 삼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출액 기준(2010년)으로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GE)가 375억달러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이어 프랑스 아레바(121억 달러), 일본 미츠비시 중공업(115억 달러)의 순이다.


◆원자로에도 세대차 있어 늙으면 위험하다=1960년대와 1970년대 가동에 들어간 원자로는 2세대로 분류된다.


2세대 원자로는 통상 비등수형원자로(沸騰水型原子爐, Boiling Water Reactor)로 불린다.


저농축우라늄을 지르코늄합금제의 관 속에 넣어 만든 핵연료봉을 정사각형 다발로 묶어 핵연료 집합체를 만들고, 수백 개의 핵연료집합체를 원자로 내부에 집어 넣어 연료로 사용한다. 감속재와 냉각재로는 경수(輕水)를 사용하며, 스테인리스강으로 된 십자형 단면의 관 속에 탄화붕소분말을 넣어 만든 제어봉을 노심(爐心) 하부에서 상하로 이동시킴으로써 원자로를 제어한다.


핵분열반응에서 생기는 열로 원자로 내부에서 직접 만들어지는 증기로 증기터빈을 돌려 발전한다. 이 원자로는 별도의 증기발생기가 필요하지 않으며, 계통내 압력이 낮아 기기(器機) 설계상의 이점이 있다. 그러나 방사능물질을 함유한 증기가 터빈까지 순환하게 되므로 방사선 방호설비를 강화해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 후쿠시마 원전이 바로 이런 원자로를 채택하고 있다. 설계는 제너럴일렉트릭(GE) 이 했다.


반면, 3세대 원자로는 가압수로형(PWR)이라고 한다. 원자로 전체를 압력용기에 넣고, 원자로 속의 압력을 고압으로 해 물의 포화온도를 올려서 발생하는 증기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한다. 노심(爐心)에서 발생한 열을 빼내는 1차 냉각계와 터빈으로 보내기 위해 증기를 발생하는 2차 냉각계로 나눈다. 흔들려도 안전성에는 지장이 없다.
이것들은 미국 등 서방의 원자로다. 과거 옛 소련이었던 러시아는 이와는 다른 원자로를 개발했다. 폭발사고로 큰 피해를 낳았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는 흑연감속비등경수냉각방식(黑鉛減速沸騰輕水冷却方式)의 원자로였다.


이 원자로는 러시아의 독자의 원자로로서 압력용기와 증기발생기 대신에, 금속파이프로 된 압력관 속에 핵연료체를 넣고, 그것을 흑연 파일 속으로 관통시켜서 노심을 구성하고 있다. 원자로를 멈추지 않고 연료교환을 할 수 있는 등의 장점이 있는 반면, 구조가 복잡하고 제어 또한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다.


◆GE 피해 최소화 위해 최선 =미국 최대 그룹인 GE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직격탄을 맞았다.


GE 의 핵사업이 전체 매출액의 0.7%에 불과하고 일본내 매출도 총매출액 1500억 달러의 3%인 45억 달러에 불과하지만 주가는 지난 주 4%나 하락했다.


이는 GE가 후쿠시마 다이이치 발전소에 설치된 원자로(Mark 1 BWR)를 설계했고, 1970년대 가동에 들어간 2호기와 3호기도 공급해 '안전성'과 '신뢰성;에 의문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GE는 사고 직후 위기대응팀을 꾸려 후쿠시마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원자력 기술자들에게 조언을 제공하고 있다. GE는 사고발생전인 지난 주까지도 가동정지돼 있던 4호기 정비를 위해 44명의 직원을 발전소에 상주시키고 있었다.


문제는 사고가 난 원자로가 1960년대에 설계된 데다 관련 기술자들이 거의 다 퇴직해버려 전문가를 구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GE는 퇴직자들을 찾아서 조언을 구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워싱턴의 로펌의 한 변호사는 "마크 원 BWR이 많이 비판을 받고 있지만 이번 사건과 관련된 기업들이 법적 책임을 요구받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일본 법은 '극단적인 사건'이 발생할 경우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규모 9.0의 지진은 충분한 조건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원자력 업계는 만약 원자력에서 돌아선다면 재래식 발전설비나 신재생 에너지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GE가 수혜자가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시장 조사회사인 모닝스타의 애널리스티인 대니얼 홀랜드는 "세상이 원자로를 건설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 많은 가스터빈과 풍력발전을 사용할 터인데 가스터빈은 GE의 기본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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