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폭발 등 잇딴 참사로 급락했던 일본증시의 단기 반등을 기대하며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지만, 투자하려는 금융상품의 구조는 반드시 짚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추종하는 지수가 상승하더라도 환율 헷지가 안되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 주요7개국(G7)이 일본 외환시장에 대한 공동개입 소식이 상승모멘텀을 제공하면서 일본 주식시장은 상승세로 마감했다. 닛케이225지수는 전일대비 2.7% 상승한 9206.75에, 토픽스지수는 2.4% 오른 830.39를 기록했다. 엔화는 전날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전후 최고수준인 76.25엔까지 치솟은 바 있다.
그러나 토픽스 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상장ETF의 수익률은 오히려 고꾸라졌다. 일본 ETF인 'KODEX Japan'은 전 거래일 대비 105원(1.24%) 밀린 8390원에 장을 마쳤다. 추종 지수는 올랐는데, 수익률은 오히려 떨어진 것이다.
원인은 바로 환율이다. 이 ETF는 환헤지를 하지 않는 환노출 상품이기 때문에 엔화 환율의 변동에 따라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 최근 강세를 이어오던 엔화는 이날 G7의 외환시장 개입 이슈로 오후 3시 12분 현재 81.77엔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이호상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KODEX Japan ETF는 TOPIX100 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에 지수와 수익률이 함께 움직이는 것이 맞다"면서 "그러나 이 ETF는 환율을 헷지하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에 엔화가치가 급락하면 수익률이 오히려 하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기초자산의 수익률이 좋더라도 이날과 같이 엔화가치의 흐름이 ETF의 최종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환율의 영향을 받지 않고 순수하게 기초자산의 수익률만을 따라가는 금융상품은 어떻게 고르면 될까. 답은 ETF의 이름에 있다.
현재 상장된 ETF가운데 환헷지가 가능한 상품은 'TIGER 원유선물(H)' 'KODEX 골드선물(H)' 'TIGER 농산물선물(H)' 'KODEX 구리선물(H)' 'KODEX 콩선물(H)' 등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ETF중에서 상장된 이름에 '(H)'가 붙어 있는게 있다"면서 "이런 종목들은 헷지를 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환율 흐름에 관계없이 기초자산과 수익률을 함께 생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진환 한국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 부서장은 "ETF의 경우 적은 돈으로 쉽게 투자할 수 있고, 매매가 비교적 쉽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그러나 환율리스크에 노출 돼 있다는 사실은 투자 전 반드시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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