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3DTV' 칼 끝 피해 '스마트콘텐츠' 창으로 찌르기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3D대전'을 치르자며 선전포고를 한 LG전자에 대해 삼성전자가 '정면대결'을 피한 채 올해 TV트렌드 포커스를 '스마트TV'로 몰아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의 이 같은 전략에 대해 '적의 예상방어선은 반드시 비껴가고 기습으로 큰 승리를 거뒀던 일본 전국시대 통일 3대 호걸인 오다 노부나가를 연상케 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18일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LG로부터 비교시연에 대한 요청을 거듭받고 있음에도 이에 응하지 않은 채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TV 열풍을 불러 일으키는데 마케팅력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우선 3D방식 논란이 거센 우리나라에서 스마트TV 관련 이벤트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삼성스마트TV 스마트체험단 15명을 선정한 삼성전자는 다음달 말까지 총 6주동안 이들을 통해 스마트TV 관련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 블로그 등에 게재할 계획이다. 체험단은 인터넷 활동 외에도 각종 홍보활동이나 스마트TV 세미나에 참여한다.
삼성스마트TV사이트에서는 탤런트 현빈이 출연한 광고영상을 보고 빈칸을 채우거나 스마트TV와 가장 어울리는 '시크릿가든'의 유행어 투표하기 등도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는 현지시간으로 16일 뉴욕 맨하튼에 위치한 삼성 익스피리언스에서 3D스마트TV 신규 라인업 등을 출시하는 원더이벤트를 개최했는데 이 자리에서도 프리미엄 영화채널인 HBO와 MTV 등의 신규서비스 개시 등을 발표하는 등 스마트TV 콘텐츠 강화방침에 무게중심을 뒀다.
미국에 이어 4월부터는 호주에서도 스마트TV 풀라인업을 공개하며 강화된 콘텐츠 및 휴대전화와 태블릿PC, 일반PC 등과의 연결로 가정내 미디어허브로서의 스마트TV 역할을 대대적으로 마케팅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5년째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입장에서 경쟁사와 비교시연을 해봐야 실익이 전혀 없고 전 세계 3DTV시장의 90% 이상이 삼성이 적용하는 셔터글라스방식이라는 점에서 경쟁사의 요구에 맞대응을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3D콘텐츠 공급에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3DTV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며 소비자들의 관심은 현재 스마트TV로 옮겨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셔터글라스 방식과 경쟁사의 필름패턴편광(FPR)방식 모두 장ㆍ단점이 일정부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경쟁사가 철저한 공격준비가 돼 있는데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이 굳이 소위 '맞대결에 나설 이유가 없고 1위업체로서 아예 시장트렌드 자체를 '스마트'로 전이시켜 경쟁사 전의를 상실케 하는 전략을 쓰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스스로를 '울릉도 촌놈'이라 다혈질이라고 밝히는 윤 사장과 '울지 않는 앵무새는 바로 죽여버린다'는 노부나가가 성격면이나 전투전략에서 상당히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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