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상품기획자 출신 방송부문장으로 파격 기용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최근 롯데홈쇼핑은 홈쇼핑 방송 경험이 전혀 없는 한 사람을 방송부문장으로 임명했다. 1초에 주문건수가 어떻게 달라지느냐에 그날 성과가 결정되는 급박한 홈쇼핑 방송 업계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주인공은 이만욱(47) 부문장.
그가 내세울 수 있는 경력은 상품기획(MD) 경력 20년뿐이다. 하지만 이 20년 동안 그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맹활약을 펼쳐왔다. 이 방송부문장 역시 그에게는 또하나의 도전에 불과하다.
1989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한 그는 남성 스포츠 상품담당자를 거쳐, 영업총괄 팀장에 올랐다. 그가 2008년 롯데홈쇼핑으로 자리를 옮기며 배정받은 분야는 생활부문장이었다.
낯설음도 잠시뿐 그는 '롯데'의 이름을 내건 최초의 주방용품 엘쿡(L.COCK)을 론칭, 롯데홈쇼핑 히트상품 1위로 성장시켰다. 남다른 기획력이 돋보인 순간이었다.
또 그는 롯데홈쇼핑의 대표 프로그램인 '최유라의 쿡쇼'를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출연을 극구 사양하는 최유라씨를 설득, 2009년부터 지금까지 100여회가 넘는 장수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다.
연달아 히트상품을 만들어낸 그를 두고 주변에서는 새로운 것에 대한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밀고 나가는 배짱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다.
최근엔 본사에서 교육 중이던 중국 홈쇼핑업체 럭키파이의 여성 쇼호스트 2명을 다이어트 보조크림 프로그램에 방송 시작 2시간 전에 전격 출연시킨 대담성도 발휘하고 있다.
이만욱 부문장은 "제품을 팔기에만 급급한 방송은 이제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며 "시청자의 눈으로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신선하고 재미있는 방송을 만들어야한다"고 말했다.
그가 방송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가장 먼저 제안한 것은 사내 스토리텔링 경진대회다. 그는 "재밌는 방송을 위해 연예인과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해 방송의 재미와 질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히 스토리가 있는 방송 제작을 위해 사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아이디어 개발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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