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현대건설 인수단장에 오른 김창희(58) 현대엠코 부회장은 자동차와 건설 방면 모두에 일가견 있는 전문가다. 현대차 그룹은 김 부회장의 인수단장 선임을 통해 자동차와 건설 두 분야의 절묘한 교집합을 만들어내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분석된다.
◇제주 영업맨.. 건설사 CEO로= 김 부회장은 현대자동차에서 뛰어난 영업맨으로 명성이 나 있다. 1953년 제주에서 태어나 제주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 부회장은 1982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했다. 이어 제주지역에서 20년간 자동차 영업을 담당하면서 2000년12월 제주다이너스티 C.C 대표이사직에, 2004년 1월 현대자동차 제주지역 영업총괄본부장직까지 올랐다.
이어 2005년 1월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대표이사를 맡은 그는 같은해 3월 현대엠코 대표이사 사장자리에 오르면서 본격적인 건설업에 발을 들인다. 이후 2008년1월 현대엠코 대표이사 부회장 자리에 오르면서 현대차 그룹의 건설 계열사를 총책임을 맡는다. 김 부회장은 취임 1년이 지난 후 사명을 '엠코'에서 '현대엠코'로 개명하면서 "2015년까지 수주 10조원, 매출 6조원을 달성해 국내 5대 건설사로 발돋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올해 3억3000억원의 수주고를 올려, 매출 1조6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로 세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15일에는 1430억원 규모 투르크메니스탄의 조선단지를 수주하는 등 건설업종 전반에 걸친 수주가뭄에도 해외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또 국내에서는 뚝섬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개발사업의 착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추진 중이다. 현재 현대엠코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19위이며 최대주주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이다.
◇ 현대엠코와 현대건설의 결합 이뤄질까= 현대건설의 인수작업에 김 부회장이 총괄책임자로 선임되면서 현대건설 CEO직에도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 전반에 퍼지고 있다. 현대차 그룹내 건설CEO이면서 인수단장직까지 역임해 현대건설의 운영을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인물로 손꼽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현대차측은 "인수단장 선임 외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며 "건설업을 잘 아는 전문가로 김 부회장이 꼽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업계에서는 기존 현대차 그룹 계열사인 현대엠코와 현대건설의 합병설도 다시 대두되고 있다. 김 부회장이 인수단장으로 꼽히면서 같은 업종에 양분된 회사를 하나로 통합해 운영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특히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엠코와 글로비스의 지분 25%, 31.8%를 각각 가지고 있다. 글로비스는 현대엠코의 지분을 약 25% 가량 가지고 있어 실질적으로 정 부회장은 현대엠코의 지분 절 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현대엠코와 현대건설을 합병하면 향후 현대차 그룹의 경영권 승계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