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불확실성한 악재가 겹겹히 나타나면서 개인 포트폴리오의 재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국내 증시에 불안정한 환경이 출몰하면서 변동성 확대요인으로 작용, 안전자산 선호로의 이동이 뚜렷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 금융시장에서 여러 악재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려던 찰나에 이번 지진이 기름을 부은 역할을 했다는 것.
하지만 일각에서는 섣불리 안전자산으로 선회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14일 증권사 전문가들은 일본 대지진에 따라 국내 증시가 받을 영향에 대해 부정적인 측면과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분분한 반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뚜렷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환율 측면에서 보면 지진 피해에 따른 일본 경제 둔화 우려로 엔화는 약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원화도 안전자산 선호현상 강화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외국인 투자자금이 추가로 유출될 경우 일시적으로 약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종규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자연재해는 속성상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단기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강력한 여진 발생가능성과 후쿠시마 원전의 폭발로 피해 확산이 예상보다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외국인의 안전자산 선호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박태근 한화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상대적으로 일본 펀더멘털 약세 쪽 재료(엔화는 캐리 트레이딩 청산 측면에선 중립 내지 강세 가능성)로 보이는 가운데 안전자산 선호와 플랫트닝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최근 중동리스크와 유럽 재정위기에 지난 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위험자산보다 안전자산으로의 선호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이와 관련 금융권 프라이빗뱅커(PB)들은 섣부른 포트폴리오 조정에 대해 자제할 것을 조언했다.
이정걸 국민은행 재테크 팀장은 "시장을 지켜봐야 겠지만 지질학적 충격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며 "안전자산 쪽으로 자금을 이동한다는 것은 섣부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리인상이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예금자산으로 이동가능성이 있지만 이번 지진으로 인한 자산포트폴리오 조정을 논하기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박기섭 신한은행 강남PB센터 팀장도 "정확하게 시장의 흐름을 지켜봐야 겠지만 급격히 일본에서 우리나라 경제로 침체되거나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전제했다.
그는 "당장 긴급하게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거나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심정적으로 불안하겠지만 차분히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증시로의 자금이동 시점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는 견해도 나왔다.
유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시중자금은 여전히 은행 예적금으로의 유입이 대세"라며 "하지만 실질 예금금리가 마이너스인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예적금 유입이 계속될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한편 일본 대지진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강화되면서 엔화가 세계 주요 통화에 대해 강세를 나타냈다.
11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 내린 81.87엔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 최대 일간 하락폭이다. 유로엔 환율은 0.61% 하락한 113.78엔을 나타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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